오랜만에 본 한국영화다. '설국열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그리고 모두에게는 오랜만에 본 장준환 감독의 영화다. '지구를 지켜라' 이후로 10년만이다.

키치적이며 컬트적인 인기를 보여준 전작과는 달리 신작 '화이'는 힘있는 스릴러 영화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이 '힘'에 이 영화의 일장일단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일단 난 장점을 크게 봤다. 드라마의 무게와 그걸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125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 타임과 하드보일드한 스타일, 긴 액션 씬들 그리고 그 속에 녹아든 배우들, 이 모든 것들이 보는 이를 짓누르는 드라마에 일조하고 있다. 이야기적인 측면에서는 올드보이 등에서 느낄 수 있는 박찬욱 감독의 감성이 조금 묻어나는 듯도 하다. 모든 주조연의 연기가 영화의 스타일과 잘 맞았다고 생각하고 다만 유연석이 거의 유일한 구멍이지 않았나 싶다. 이건 영화 외적인 이야기지만 김윤석, 이경영, 문성근은 장점이 뚜렷한 배우들인데 대체재가 없어 안타깝다. 배역이 자꾸 자신이 그동안 구축해 온 캐릭터에 묻혀 버린다.


'화이'는 힘의 장점 속에서 부산적으로 덜컹거리거나 좀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들도 보여주고 있다.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 약간 세련되지 못하게 느껴지기도 하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각본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관객의 추측에 기대게 하면서도 가끔은 장황해지는 등 디테일의 일관성에 아쉬움이 있었다. '황해'처럼 러닝 타임을 줄인 감독판을 다시 낸다면 더 깔끔해질 면모가 있어 보인다. 


힘이 잔뜩 들어간 장준환 감독의 신작이, 처음 이슈화된 것에 비해서는 아주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컴백하여 자신의 스타일을 한껏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음엔 직접 쓴 각본을 연출하면 좋을 듯 하다. '화이'의 각본은 박주석 작가가 데뷔작으로 쓴 시나리오였다. '밀양'을 촬영할 당시 박주석 작가가 조명부 스탭으로 일하며 각본을 쓰는 게 이창동 감독의 눈에 띄어 이창동 감독 제작사에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드디어 돌아온 장준환 감독이 뭔가 최동훈 감독과 나홍진 감독의 사이 쯤에 위치하여 비슷하게 필모를 쌓아가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몇 작품 뒤에는, 넘어가 버린 '타짜 2'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타짜 3'의 연출을 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그러려면 강형철 감독이 '타짜 2'를 잘 찍어줘야 할텐데..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7.6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여진구,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정보
액션, 스릴러 | 한국 | 125 분 | 2013-10-09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만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 중 제일 좋아했던 것이 '어벤져스'를 제외하고는 '아이언맨'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토니 스타크와 아이언맨 중 무엇이 좋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의 매력에 골고루 반했다. 그러나 '아이언맨 2'는 '어벤져스'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 미키 루크는 '아이언맨 2'의 제작 방향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한 바 있다. '아이언맨 2'는 그렇게 용두사미로 끝나는 '어벤저스'의 예고편으로 전락하였다. 다른 영화들을 예고편으로 전락시키고 배우 교체(에드워드 노튼) 등 논란도 많았던 '어벤져스'는 긴 산통 끝에 세상에 나왔다. 결과는 기대를 넘어선 흥행 대박이었다. '아바타',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전세계 흥행 3위의 기록을 낳은 것이다. 대체로 평도 좋았으며 나도 이 종합선물세트에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어벤져스의 두번째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 첫 발은 '아이언맨 3'.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2기의 첫 영화로서 '어벤져스'라는 대작 직후의 영화이기도 하고 '아이언맨' 시리즈의 새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기대와 궁금증이 컸다. 포스터에서 페퍼가 들고 있는 망가진 아이언맨 마스크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도 주제로 사용한 이미지이지만 그만큼 비슷하게 장엄하거나 심각한 분위기를 기대하게 하기도 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쉬운 면이 크게 느껴졌다. 워낙 기대가 큰 탓에 아쉬움도 컸을지 모르겠으나 이래저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많이 뒤섞여 있었다. 좋은 면은 역시 액션이다. 아이언맨 수트의 발전은 극 중 아이언맨에게도 꼭 필요했지만 다양한 액션 연출에도 매우 효과적이고 영리했다. 같은 아이언맨이면서도 기본적으로 전작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면들을 보면 제일 멋졌던 건 낙하하는 사람들 구하는 장면이었고 오히려 클라이맥스 액션은 좀 산만한 느낌이었지만 물론 속도나 파괴력은 정신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아이언맨 쪽의 변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빌런 쪽은 그 반대였다. 역대급 빌런으로 남을 만다린은 그렇다 치고.. 익스트리미스 설정 자체가 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의 아이언맨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마음에 안 들었다. 좀비 영화를 보고 있나 싶기도 하고 너무 판타지스럽기도 하고.. 원작의 익스트리미스 설정을 차용하더라도 최대한 덜 판타지스럽게 연출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이었다. 스토리 측면에서도 '어벤져스' 이후에 어벤져스를 다루지 않으며 아이언맨의 이야기를 해내는 법을 잘 찾아냈으며 단순히 '어벤져스'의 존재를 무시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명백히 드러내는 자신감을 보이지만 정작 주제로 삼는 아이언맨의 불안보다 만다린과 테러의 미스테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마지막에 다시 아이언맨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에서 장단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영화도, '어벤져스'라는 그늘에 가리지 않고 제일 독립적이며 빛을 발했던 '아이언맨'만큼이나 '어벤져스 2'라는 새로운 그늘에 가려지지 않고 충분히 '아이언맨' 시리즈의 속편으로서 정체성을 발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또 분명히 지금 이 영화는 '어벤져스 2'로 방향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점들이 역시 '아이언맨 3'에서 '어벤져스 2'로 틀어진 방향의 불일치만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느껴지면서도 그 아쉬운만큼을 '어벤져스 2'에서 보상받기를 기대하게 된다.




아이언맨 3 (2013)

Iron Man 3 
7.9
감독
쉐인 블랙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벤 킹슬리, 돈 치들, 가이 피어스
정보
액션, SF | 미국 | 130 분 | 2013-04-25




홍상수 영화. 그냥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쪽대본으로 제작하는 근작들에 한정하여 더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주조단역들이 서로 좀 다른 이유로 아마추어 같거나 어색해 보인다면 그건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아마 너무 진짜 같아서일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대화와 행동들은 '연기'보다는 어색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다고 홍상수 감독이 디렉팅을 대충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 한 장면을 50테이크도 넘게 찍은 일화는 유명하다.

홍상수 영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작 얘기들을 많이 꺼내는데 나도 그러고 싶어진다. 감독의 영화 실험이 계속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그냥 영화를 보고 별로 새롭게 할 얘기가 없어서인 듯도 하다. 최근작 '옥희의 영화', '북촌방향', 그리고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까지 그 '분위기'가 굉장히 비슷하다. 반복과 변주 속에서의 인위적인 모호함을 통해 주인공의 삶을 인상주의적으로 바라본다. '다른나라에서'도 형식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역시 '이자벨 위페르'의 출연해 의해 만들어진 외전 격으로 보는 것이 편할 것이다. 이번 작품에선 그 변주의 방법이 '꿈'이다. 그런 면에서 다른 최근작들보다는 주인공인 '해원' 한 명에게 집중하고 있어서 해원에 감정이입하기 쉬워진 것 같다.

'해원' 역의 정은채는 홍상수 감독이 원하는 바를 잘 해내는 배우인 것 같다. 키는 크지만 수수하고 예쁘지만 외로운 외모부터가 역할에 잘 어울린다. 물론 '해원' 역에 정은채가 뽑히고 정은채에 맞춰 '해원'이 변했겠지만.

혹자는 평론가들이나 이제 유일하게 남은 영화잡지가 자기 복제를 일삼는 홍상수 감독을 필요 이상으로 찬양한다며 양쪽을 다 비난하기도 하지만 감독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영화 실험을 계속 해 나가는 것도 의미 있지 않나 싶다. 칸의 홍상수를 향한 지속적인 러브콜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네'가 수련만 30년을 그리면서 하나의 사조가 된 것을 떠올리는 것이 오버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비슷한 점이 있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3)

Nobody’s daughter Haewon 
7.6
감독
홍상수
출연
정은채, 이선균, 김자옥, 기주봉, 김의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90 분 | 2013-02-28





액션과 수다, 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항상 최고의 오락을 만들어 내는 타란티노의 신작. 물론 쫄깃한 각본과 B급 영화 코스프레 연출, 전혀 걸림 없이 장면과 시너지를 이루는 음악들의 조합도 빠뜨릴 수 없다. 그리고 이 영화 덕후의 쌈마이 같은 영화에 항상 최고의 배우들이 나와 각자의 개성을 발산하니 즐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합세하였다. '무슈 캔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아주 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주연들도 거의 자기가 최고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물론 이미 주요 캐스팅을 염두에 둔 타란티노의 각본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무엘 L. 잭슨은 이렇게 웃긴 배우인 줄 몰랐다. 물론 단지 웃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더 갈 수 밖에 없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바스터즈'와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던 것 같고 이번에도 '바스터즈'에 이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두 번째로 거머쥐었다. 사실상 원톱인 제이미 폭스도 '장고'에 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첫 캐스팅이었다는 윌 스미스가 '장고'였다면 조금 다른 캐릭터가 되었을 것 같다. 지금의 제이미 폭스 '장고'가 진중하고 과묵한 게 영화에 딱 어울리는 듯 하다. 이번 영화는 전작들보다 많이 자제한 느낌이다. 물론 엄청 오버한 장면들도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 느낌이랄까. 예의 그 '수다'도 적당히 절제한 느낌이며 또한 여러 폭력적인 씬들도 많이 거들어 내었다고 한다. 그렇다 단순히 이렇게 피칠갑만 하는 정도는 타란티노가 생각하는 폭력적이라는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그럼에도 '킬빌 vol.2'에 나왔던 장면과 비슷한 구도를 가진 엔딩 장면의 피칠갑을 보고 있노라면 아 킬빌에서 그 부분을 흑백으로 처리한 건 참 적절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하다.


보고 있으면 '바스터즈', '킬빌' 등 자신의 전작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이 보이는데 사실 이는 수많은 고전에 대한 레퍼런스일 것이다. '스토커'를 보면서도 히치콕 영화를 본 게 거의 없으니 뭐가 오마쥬고 뭐가 히치콕 스타일이라는 건지 알 수가 없고 이 영화를 비롯하여 다른 타란티노 영화들도 수많은 서부 영화, 고전들에서 영감을 받고 빌려 오고 따라 하기도 하고 하는 것일텐데 누군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할 뿐이지 알 길이 없다. 다만 그래도 이런 영화 덕후들의 영화를 보며 느끼는 건, 그들이 본 수백편의 고전 영화의 명장면들과 누적되고 발전된 영화 기술이 모여서 지금의 영화 한 편이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최신 헐리웃 영화는 무시하고 고전 영화를 보겠다고? 웃기고 있어 시건방 떨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근데 정말로 이런 타란티노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많은 액션 영화들의 농축이라고 느껴져 영화 역사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 교양도 늘어가는 것 같은 게 '링컨'을 보며 미국의 노예제의 개관에 대해 알고 '장고'를 보며 그 자세한 분위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타란티노의 영화는 지혜의 농축이 담긴 자기계발서 같은 영화다.




장고:분노의 추적자 (2013)

Django Unchained 
8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프 왈츠, 케리 워싱턴, 사무엘 L. 잭슨
정보
드라마, 액션, 로맨스/멜로 | 미국 | 165 분 | 2013-03-21






'허트 로커'를 통하여 군인 한 명의 이야기로 전쟁의 참혹을 설명했던 캐서린 비글로우가 이번엔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 지난한 과정을 그린 영화 '제로 다크 서티'로 돌아 왔다.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 6관왕에 빛나는 '허트 로커'에 이어 이번 영화도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를 그렸다는 데에 있어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또 다른 주요 후보인 '아르고'와도 비슷하다.(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제로 다크 서티'는 '허트 로커'와 비슷하게 자신의 일에 집요하게 파고 드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전쟁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주인공이 군인은 아니고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이다. 거의 신참 수준으로 투입된 '마야'가 빈 라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캐릭터가 변해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굉장히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추적은 실제 작가와 감독의 방대한 취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었는데 이야기와 캐릭터에 설득력을 높임과 동시에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로써 작용한다. '아르고'도 실화를 재구성했지만 철저히 재미를 추구한 극영화를 표방한 반면에 '제로 다크 서티'는 막으로 구성된 진행 등 어떻게 보면 추적 과정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다큐멘터리적인 성격이 더 강해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영화 제작 도중 빈 라덴의 사망에 의한 영화 시나리오의 변경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원래 시나리오대로 사건이 미종결인 상태로 끝나는 것도 여운이 많았을 것 같은데 현실대로 빈 라덴이 잡힌 이 시나리오의 결말 씬도 흥미롭다. 김연우의 이별택시를 들려 주고 싶은 '마야'의 모습에서 또 다른 여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고문인데 영화 속 요원들이 심문을 하는 방법은 거의 고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남영동 1985' 같은 영화도 있었고 상당히 민감한 부분일텐데, 영화는 오바마 대통령이 티비에서 우린 절대 고문을 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는 장면을 통하여 냉소를 비치는 듯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이거나 어쩔 수 없다 정도의 옹호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허트 로커'가 반전(反戰)영화에 가까웠던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태도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 이런 논란 때문에 아카데미가 외면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대량살상무기 같은 허수아비를 때리는 일보다야 빈 라덴을 비롯한 알 카에다 섬멸이 훨씬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며 결국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의 비윤리와 폭력의 발생이 이미 일어나버린 일인 반면 그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충분한 시간과 많은 생각 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이 조금은 마음에 걸린다.





제로 다크 서티 (2013)

Zero Dark Thirty 
8.3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라크, 크리스 프랫, 조엘 에저튼, 카일 챈들러
정보
액션, 드라마 | 미국 | 157 분 | 2013-03-07



'호빗'이 HFR, ATMOS 등 새로운 기술들로 공세를 펼쳤다면 '라이프 오브 파이'는 '아바타'의 계보를 이어 영화 속에 들어가는 듯한 IMAX 3D 체험의 극을 맛보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일까 포스터는 흡사 '아바타 2'. 실제 '아바타 2'는 배경을 바다로 옮긴다고 하였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가 선수를 쳐서 '아바타 2'가 또 한 번 영상 혁명을 보여주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물론 이미 60fps 등이 벌써 논의되는 걸로 봐서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영화의 왕 제임스 카메론이 걱정될 정도로 '라이프 오브 파이'의 비주얼은 한마디로 황홀하다. 바다가 제일로 성난 폭풍우에서부터 바다와 하늘, 나아가 우주가 평온하고 제일 아름다운 모습일 때까지 작정하고 바다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소설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동원하는 반면 영상 매체는 눈에 보이는 것까지로 그 한계가 제한된다지만 이쯤되면 그 한계치가 이미 어느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물론 IMAX 3D로 감상했을 때 이야기이다. 기회가 된다면 왕십리 IMAX에서 한 줄 정도 앞으로 당겨서(=F열에서) 한 번 더 감상하고 싶은데 '레미제라블'이 흥행몰이 기세로 IMAX관에서 추가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라이프 오브 파이'를 IMAX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물론 왕십리 IMAX를 포기한다면 다른 IMAX관은 비교적 예매가 수월한 상태이긴 하다. 


물론 '라이프 오브 파이'는 비주얼만으로 승부하는 영화는 아니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 정말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큰 줄거리는 난파를 당해 호랑이와 구명 보트에 남게 되어 고난을 겪게 된다는 동화 같은 내용이면서도 큰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이성과 본능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나아가 믿음과 윤리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보는 내내 파이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과 아름다운 장면들만 기분 좋게 감상하다가 영화가 끝나면 그제서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여운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만약 책으로 읽었다면 여운으로만 남기지 않고 책을 천천히 읽으며 어느 정도 끝냈을 것 같지만 영화의 리듬은 그를 허락하진 않았다. 자연스레 그 많은 생각들을 영화를 다시 보면서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이래저래 기분 좋은 영화다, '라이프 오브 파이'.




라이프 오브 파이 (2013)

Life of Pi 
8
감독
이안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 아딜 후세인, 타부
정보
어드벤처, 드라마 | 미국 | 126 분 | 2013-01-01




2012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IMAX 영화. 가 될 뻔했으나 M2관에서 봤다.


HFR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적인 발전이 많이 이루어져 영화에도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바타' 이후에 3D 영화가 대중화된 것도 엊그제 같고 사실 아직은 과도기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엔 HFR(High frame rate)이다. '호빗'의 경우 48fps. 이미 대부분 극장 시설이 디지털화 되었고 심지어 IMAX도 디지털로 바뀐 마당에 하려면 진작에 할 수 있었으나 굳이 하지 않았던 그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진작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티비에 있는 라이브스캔 등의 이름을 가진 프레임 보간은 아주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지만 실제 HFR로 제작된 영화는 현실감을 더해줄 뿐이었다. 현실감이라는 점에서 HFR은 3D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드넓은 풍광, 화려한 액션과 카메라 워크, 많은 CG 등 볼거리로 승부수를 보는 영화라면 HFR(+3D)는 관객에게 더 큰 몰입과 만족을 줄 수 있는 형식인 것 같다. 60fps 정도까지는 발전해주리라 기대한다.


사실 HFR을 큰 거부감 없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가격 인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IMAX +3천원, 3D +3천원, M2 +3천원, 그 밖에 4D, 비트박스 등은 오히려 영화감상 마이너스 요인으로 생각하므로 심지어 돈을 더 받는 데에 대해선 두말하면 입 아프고. 이러다 영화표가 2만원도 넘어갈 기세이다. (골드클래스 급은 논외로 했을 때.)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 없는 '눈에 띄는' 신기술의 도입은 반갑다.


다만 ATMOS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차세대 음향이 극장은 물론이고 가정에까지 많이 보급된 상태로 음질은 이미 무압축인지 오래고 남은 건 채널 수나 배치 문제인데 ATMOS는 스피커를 매우 촘촘하게 깔아 기존엔 스피커가 위치한 특정 지점에서 소리가 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거의 모든 방향에서 소리가 나게 되는 신기술이다. 다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소리에 있어서는 그 정도로 민감하게 느끼거나 구분하기가 힘들고 오히려 볼륨이 높아지는 것에 만족도를 더 크게 느낀다고 들었다. 다만, 도입 시기의 3D 영화들에 으레 관객 쪽으로 뭘 던지거나 창 같이 뾰족한 것을 들이밀거나 하는 것이 들어가는 것처럼 이 영화도 ATMOS의 효과를 만끽해 보라고 만든 장면들이 몇 개 있어 그나마 재밌었다.


호빗이 IMAX DMR 영화이긴 하지만 드물게 시네마스코프 비율이고 M2 관이 4K 영사기를 들여온 반면 IMAX는 2K에 머물러 있으며 M2는 ATMOS까지 적용. 경우에 따라(예를 들어 '호빗') M2가 IMAX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도 있게 되었다. 조만간 IMAX도 영사기 업그레이드가 될 것 같으니 선택의 기쁨은 늘어갈 예정이다.



이제 영화 내용을 보자면 '호빗'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비교하여 1편의 전개는 비슷한 것 같다. 전체의 이야기가 기승전결이라면 기ㅅ.. 하다가 끝나는. 영화가 끝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벙쪄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매트릭스 리로디드'가 to be continued 띄우면서 끝났을 때는 정말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지금은 '반지의 제왕'으로 이미 익숙해진 관객들이 호빗도 3부작이어서 그렇다고 하면 그렇구나 많이들 납득을 하는 편인 것 같다.


'호빗'을 보기 직전에 '반지의 제왕'을 복습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지만 그러진 못했는데 기존 인물들이 대거 나오는 것은 반갑고 영화의 완결성을 높여주었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둘 다 원작은 읽지 않았으므로 '호빗'의 어느 부분이, '반지의 제왕'이 원작과 다른 부분을 맞추기 위하여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그리고 한 권의 책을 1편만 3시간 가까이 하는 3부작 영화로 만들기 위하여 어떤 이야기가 늘려지고 생겨났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호빗과 드워프들의 여정은 흥미진진하고 멋있고 유쾌하고 즐겁고 용감했다. 아직 1편이라 여러 에피소드의 나열 정도의 진행 정도이고 내용이 깊이가 없긴 하지만 기ㅅ.. 정도인 것을 감안하고 또 다음 편들에 주로 다뤄질 내용들도 소개가 되었으므로 좋은 시작인 것 같다.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와 '호빗 : 또 다른 시작(The Hobbit: There and Back Again)' 의 개봉일을 기다리며 천천히 '반지의 제왕'이나 복습 하고 있어야겠다. 각각 2013년 12월과 2014년 7월.. 시간 많군.




호빗 : 뜻밖의 여정 (2012)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8
감독
피터 잭슨
출연
이안 맥켈런, 마틴 프리먼, 리차드 아미티지, 제임스 네스빗, 켄 스탓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뉴질랜드 | 169 분 | 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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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강풀이 웹툰 '26년'을 그렸다. '26년'이라는 제목은 2006년이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0년으로부터 26년이 지났다는 의미이다. 실존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픽션이라는 주가 붙어 있지만 당연히 만화 속 인물은 전두환이다. 

그리고 2008년에 청어람이 '26년'을 원작으로 한 영화 '29년'을, 2009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한다고 발표하였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아 시나리오도 쓰고 캐스팅도 마친 상태였는데 크랭크인 직전에 투자금 문제로 영화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네티즌들이 제작비 모금 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29년> 캐스팅. 진구, 천호진, 류승범, 김아중, 변희봉, 한상진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올 초 다시 권칠인 감독을 물망으로 원작의 것과 같은 '26년'을 제목으로 하여 영화를 다시 제작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네티즌을 대상으로 10억원의 제작비 조달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하였으나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여 모금액은 그냥 환불되었고 영화 제작은 또 다시 기약 없이 연기 되는 듯 했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한 것이 이슈가 되어 이승환의 드림팩토리, 김제동 등을 포함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20억원을 투자 받아 드디어 촬영을 시작하고 온라인 제작 두레도 다시 열어 7억원이 추가로 모였다.

연출은 맨 처음 '29년' 제작 때부터 참여해 온 조근현 미술감독이 맡았다. 각색을 먼저 맡은 것이 계기가 되어 연출까지 하게 된 조근현 미술감독은 이 영화로 입봉을 하게 되었다. 출연진으로는 진구, 한혜진, 임슬옹, 이경영, 배수빈, 장광, 조덕제 등이 새로 캐스팅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가 완성되어 이번 주 개봉을 앞두고 지난주부터 먼저 제작 두레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대규모 시사회가 열렸다. 

지난주 토요일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하였다.(아트레온은 수익성 악화로 조만간 CGV로 임대전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촌역 4번 출구에서 아트레온으로 올라가는데 시사회에서 받은 둘둘 말린 포스터를 들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트레온에서는 토요일에만 세 관에서 2회차동안 시사회 상영을 하였기 때문에 시사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약간은 들뜬 분위기였다. 적게는 2만원, 5만원, 많게는 29만원씩 내어 우리가 만든 영화, 처음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한 지 4년만에 제작된 영화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모든 관에서 무대인사가 진행되기도 하여 주연배우들을 만나기 전 설렘도 있었을 것이다.


조덕제, 배수빈, 진구, 한혜진, 최용배 청어람 대표.

마상렬 역의 조덕제 씨가 극 중 캐릭터 때문인지 시종일관 저 자세로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영화가 잘 나왔을 거라는 기대감은 별로 없는 편이었다. 일단 강풀 만화가 원작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강풀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겨 호평을 받은 사례가 거의 없다. 이제는 '강풀 영화'라고 하면 원작의 묘미를 못 살린 재미 없는 영화라는 뉘앙스마저 느껴지게 되었다. 그나마 최근작 '이웃사람' 정도가 비교적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26년'도 이러나 저러나 어쨌든 '강풀 영화'이고 제작 과정에도 이래저래 난항이 많았으니 영화 완성도에 있어서는 별로 큰 기대가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기대는 크게 틀리지 않았다. 원작에 비해서도 영화만 두고 봤을 때도 썩 만족스럽진 않다. 다만 그럼에도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상의 먹먹함, 그 사람에 대한 분노, 끝나지 않은 상처들이 많이 느껴진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개봉하고 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제 내일이면 '26년'이 개봉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엔딩크레딧 말미에 10분 넘게 이어지는 제작두레 참여자 명단.






26년 (2012)

7.6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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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시작한 건 '카지노 로얄'부터,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007을 맡으면서부터다. 그 전 영화들은 극장은 물론이고 티비 등에서도 제대로 본 건 없었던 것 같다. '카지노 로얄'이 나왔을 때 "외모도 투박하고 몸만 던지는 007이 무슨 007이냐"라는 반응이 많았다. 본 시리즈의 영향이 007에도 미친 결과였다. 본 시리즈의 액션은 그 이후 나왔던 거의 모든 영화의 레퍼런스처럼 되어 버렸으니.


'스카이폴'은 '다크 나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가히 '다크 나이트'는 히어로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액션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스타일리쉬한 영상 속에서 펼쳐지는 혼란의 시대, 고뇌하는 영웅, 흔들리는 주인공의 이야기. '스카이폴'은 제목부터 제임스 본드의 몰락을 연상시키고 있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는 늙고 쇠퇴했다. 50주년 007 영화로서 50년의 세월을 그대로 제임스 본드에 투영시킨 듯하다.


50년을 지속한 프랜차이즈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 007의 존재 이유를 설파하는 M의 모습은 설득이라기보단 자찬이자 자축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면서 영화는 007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카지노 로얄', '퀀텀 오브 솔라스'가 기존의 007에서 탈피한 액션 영화를 표방했다면 '스카이폴'은 전작과 전혀 다른 줄기의 내용으로 지난 50년을 반추하고 계승하지만 또한 새로워질 것임을 약속하고 있다. 이제 본드로 익숙해진 다니엘 크레이그를 이렇게 잘 활용하여 007의 몰락과 '부활'을 표현한 것에 감탄한다. 샘 멘데스의 연출은 영화를 고상하고 우아하게 만들었고 로저 디킨스의 촬영은 007의 부활을 너무나 아름답게 담아냈다.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로서, 007 영화의 화신으로서 '부활'하였다. 조커의 향기가 느껴지는 실바는 역대급 빌런이 될 포스를 보이는 듯 했으나 실바가 아니라 하비에르 바르뎀이 풍기는 것이었던 것 같다.


기존 007 팬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007의 새로운 시작은 반갑다. 007이 본에 영향을 받고 다크 나이트에 영향을 받아도 노장으로서 뒤지지 않고 계속 시리즈의 지속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관객 입장에선 즐거운 일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이 '다크 나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007 시리즈에 영향을 미쳤다면 차기작 중 하나는 직접 연출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제작자와 놀란 감독이 서로 관심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분간의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007은 이래저래 앞으로도 장수할 모양이다.





007 스카이폴 (2012)

Skyfall 
6.8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 랄프 파인즈, 나오미 해리스
정보
액션 | 영국, 미국 | 143 분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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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토탈 리콜' 리메이크가 개봉했을 때 원작을 먼저 보냐 리메이크를 먼저 보냐는 질문에 '리메이크를 먼저 봐라. 원작을 먼저 보면 리메이크는 너무나 재미 없을테니'라고 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도 비슷할 수 있는데 원작 소설이 너무나 탁월하므로 (듣기로..) 다른 각색작들을 먼저 봐야 할 것이다라는 것. 아니면 원작의 재미를 훼손할 수 있으므로 원작이나 감상해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탭에 아는 친구도 있고 해서 그냥 봤다. 그보다도 원작과 많이 다른 분위기로 연출을 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약간은 다른 작품 보듯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추리보다는 멜로의 감성에 치중하고 있다. 각본부터가 원작에 비해 인물을 단순화하고 각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배우들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느린 호흡의 연출은 그것을 극대화한다. 류승범의 연기가 역시나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요원도 생각보다 잘한 것 같고. 미술과 촬영도 굉장히 섬세하게 영화가 멜로 영화로써 가치관을 공고히 하는데에 일조한다. '완전한 사랑'이라는 가제가 꽤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마케팅 등 이유로 '용의자X'라는 제목으로 돌아왔겠지만 영문 제목은 여전히 'Perfect Number'로 되어 있다.


뭐 어쨌든, 그래서 이제 원작 소설이나 빨리 읽어 봐야겠다.





용의자X (2012)

Perfect Number 
7.4
감독
방은진
출연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곽민호, 김보라
정보
미스터리 | 한국 | 110 분 |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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