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과 수다, 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항상 최고의 오락을 만들어 내는 타란티노의 신작. 물론 쫄깃한 각본과 B급 영화 코스프레 연출, 전혀 걸림 없이 장면과 시너지를 이루는 음악들의 조합도 빠뜨릴 수 없다. 그리고 이 영화 덕후의 쌈마이 같은 영화에 항상 최고의 배우들이 나와 각자의 개성을 발산하니 즐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합세하였다. '무슈 캔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아주 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주연들도 거의 자기가 최고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물론 이미 주요 캐스팅을 염두에 둔 타란티노의 각본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무엘 L. 잭슨은 이렇게 웃긴 배우인 줄 몰랐다. 물론 단지 웃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더 갈 수 밖에 없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바스터즈'와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던 것 같고 이번에도 '바스터즈'에 이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두 번째로 거머쥐었다. 사실상 원톱인 제이미 폭스도 '장고'에 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첫 캐스팅이었다는 윌 스미스가 '장고'였다면 조금 다른 캐릭터가 되었을 것 같다. 지금의 제이미 폭스 '장고'가 진중하고 과묵한 게 영화에 딱 어울리는 듯 하다. 이번 영화는 전작들보다 많이 자제한 느낌이다. 물론 엄청 오버한 장면들도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 느낌이랄까. 예의 그 '수다'도 적당히 절제한 느낌이며 또한 여러 폭력적인 씬들도 많이 거들어 내었다고 한다. 그렇다 단순히 이렇게 피칠갑만 하는 정도는 타란티노가 생각하는 폭력적이라는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그럼에도 '킬빌 vol.2'에 나왔던 장면과 비슷한 구도를 가진 엔딩 장면의 피칠갑을 보고 있노라면 아 킬빌에서 그 부분을 흑백으로 처리한 건 참 적절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하다.


보고 있으면 '바스터즈', '킬빌' 등 자신의 전작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이 보이는데 사실 이는 수많은 고전에 대한 레퍼런스일 것이다. '스토커'를 보면서도 히치콕 영화를 본 게 거의 없으니 뭐가 오마쥬고 뭐가 히치콕 스타일이라는 건지 알 수가 없고 이 영화를 비롯하여 다른 타란티노 영화들도 수많은 서부 영화, 고전들에서 영감을 받고 빌려 오고 따라 하기도 하고 하는 것일텐데 누군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할 뿐이지 알 길이 없다. 다만 그래도 이런 영화 덕후들의 영화를 보며 느끼는 건, 그들이 본 수백편의 고전 영화의 명장면들과 누적되고 발전된 영화 기술이 모여서 지금의 영화 한 편이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최신 헐리웃 영화는 무시하고 고전 영화를 보겠다고? 웃기고 있어 시건방 떨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근데 정말로 이런 타란티노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많은 액션 영화들의 농축이라고 느껴져 영화 역사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 교양도 늘어가는 것 같은 게 '링컨'을 보며 미국의 노예제의 개관에 대해 알고 '장고'를 보며 그 자세한 분위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타란티노의 영화는 지혜의 농축이 담긴 자기계발서 같은 영화다.




장고:분노의 추적자 (2013)

Django Unchained 
8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프 왈츠, 케리 워싱턴, 사무엘 L. 잭슨
정보
드라마, 액션, 로맨스/멜로 | 미국 | 165 분 | 201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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