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이 HFR, ATMOS 등 새로운 기술들로 공세를 펼쳤다면 '라이프 오브 파이'는 '아바타'의 계보를 이어 영화 속에 들어가는 듯한 IMAX 3D 체험의 극을 맛보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일까 포스터는 흡사 '아바타 2'. 실제 '아바타 2'는 배경을 바다로 옮긴다고 하였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가 선수를 쳐서 '아바타 2'가 또 한 번 영상 혁명을 보여주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물론 이미 60fps 등이 벌써 논의되는 걸로 봐서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영화의 왕 제임스 카메론이 걱정될 정도로 '라이프 오브 파이'의 비주얼은 한마디로 황홀하다. 바다가 제일로 성난 폭풍우에서부터 바다와 하늘, 나아가 우주가 평온하고 제일 아름다운 모습일 때까지 작정하고 바다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소설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동원하는 반면 영상 매체는 눈에 보이는 것까지로 그 한계가 제한된다지만 이쯤되면 그 한계치가 이미 어느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물론 IMAX 3D로 감상했을 때 이야기이다. 기회가 된다면 왕십리 IMAX에서 한 줄 정도 앞으로 당겨서(=F열에서) 한 번 더 감상하고 싶은데 '레미제라블'이 흥행몰이 기세로 IMAX관에서 추가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라이프 오브 파이'를 IMAX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물론 왕십리 IMAX를 포기한다면 다른 IMAX관은 비교적 예매가 수월한 상태이긴 하다. 


물론 '라이프 오브 파이'는 비주얼만으로 승부하는 영화는 아니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 정말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큰 줄거리는 난파를 당해 호랑이와 구명 보트에 남게 되어 고난을 겪게 된다는 동화 같은 내용이면서도 큰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이성과 본능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나아가 믿음과 윤리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보는 내내 파이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과 아름다운 장면들만 기분 좋게 감상하다가 영화가 끝나면 그제서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여운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만약 책으로 읽었다면 여운으로만 남기지 않고 책을 천천히 읽으며 어느 정도 끝냈을 것 같지만 영화의 리듬은 그를 허락하진 않았다. 자연스레 그 많은 생각들을 영화를 다시 보면서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이래저래 기분 좋은 영화다, '라이프 오브 파이'.




라이프 오브 파이 (2013)

Life of Pi 
8
감독
이안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 아딜 후세인, 타부
정보
어드벤처, 드라마 | 미국 | 126 분 |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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