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힐에서 재밌는 행사를 하길래 다녀왔습니다.  



이름은 'Boutique Blooming at CHEESE BAR' 입니다. 블루밍 가든 청계천점에 있는 치즈 바를 프로모션하기 위한 행사이군요. 부띠끄 블루밍의 김성운 셰프님의 치즈를 이용한 코스를 맛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입니다. 그것도 믿을 수 없는 가격 38,500원에! 더구나 행사 첫 3일은 김성운 셰프가 직접 요리를 하십니다. 




높이 걸려 있는 와인잔들.. 단순히 인테리어용이겠죠? 꺼내 쓰려면 사다리가 있어야 할텐데.




기본 세팅. 부띠끄 블루밍에 온 듯합니다.




재료 손질 중이신 김성운 셰프님과 다른 셰프님. 아마 김성운 셰프님이 계신 첫 3일 이후 이 행사를 책임져 줄 셰프님이시겠죠?




메뉴를 보고 놀란 점은 첫째로 38,5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코스 수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수만 봤을 때 최소 부띠끄 블루밍 런치 B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말이죠. 두번째는 '테이블당 와인 1 bottle 이상 주문'이 써 있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행사 포스터에도 전화 예약할 때도 전혀 알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차피 하우스 와인 정도는 먹으려 했기에 크게 당황하진 않았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습니다. 와인 1병 대신 와인 페어링을 주문해도 되는데 괜찮은 선택 같습니다. 화이트, 레드 둘 다 이태리 와인으로 선택하여 와인 페어링을 주문하였습니다. 



첫 메뉴를 준비해 주시는 김성운 셰프님. 이 날 식사의 가장 좋았던 점은 김성운 셰프님이 직접 요리해주시는 것에 더하여 각 요리에 대하여 셰프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부띠끄 블루밍 가도 김성운 셰프님 얼굴 보기도 힘든데 이 날 거의 강의 수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셰프의 웰컴 디쉬, 튜일


치즈 튜일입니다. 과자죠. 일단 접시로 쓰인 것은 해송이고요. 김성운 셰프님의 말씀을 거의 다 옮겨 적겠습니다.. (필기하며 먹었습니다.) 가격은 정해져 있지만 최대한 코스 수를 많이 준비했고 그만큼 손님들께 좋은 식사 만들어 드리려고 부띠끄 블루밍에서 쓰던 식기나 부자재들도 많이 가져 오셨답니다. 약간은 들떠 보이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행사가 자주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어쨌든.. 요즘 유럽에서 유행하는 것이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음식을 손으로 먹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손님들도 그냥 단순히 가져다 주는 요리를 먹는 것보다 자신이 요리에 참여하는 느낌을 가지면서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특히 스페인 어디 셰프가 그렇게 한다는데 외국 레스토랑 말씀하실 땐 나라 이름밖에 안 들려서 하하.. 그래서 결론은, 이 튜일은 손으로 먹는 겁니다. 상당히 기름기가 많은데 양도 많아서 웰컴 디쉬치고 조금 느끼하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맛있게 잘만 먹었죠. 사진 찍어야 하는데 손에 기름 묻어서 괜히 투정..




주문한 와인 페어링으로 나온 카라페들.



또 다른 웰컴 디쉬?


정말 재밌는 메뉴였는데요. 코스 메뉴판을 보면 모든 메뉴에 각각 다른 치즈가 들어 갑니다. 빵 위에 그 여섯 가지 다른 치즈를 올린 스낵입니다. 오른쪽부터 차례로 고트, 스카모르짜(훈제), 부라타, 미몰레트, 만체고, 고르곤졸라. 순서대로 먹으면서 치즈들 본연의 맛을 보며 오늘 먹을 코스를 그려 보는 거죠.






작은 사이즈이지만 치즈 맛을 느끼기엔 충분하죠.



트러플 허니 고트 치즈와 신선한 봄 야채


이 그릇은 참나무이고요. 엔다이브와 스패니쉬 래디쉬 등을 꽂아 놓았습니다. 스패니쉬 래디쉬는 큰~ 래디쉬 종류인데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사용했다고 하시네요. 




꽃다발 같기도 하고 말이죠. 아 물론 첫 메뉴와 같게 손으로 '뽑아' 먹는 겁니다. 이번엔 로마 식당 얘기를 꺼내셨습니다. 저 비닐은 카르타파타라는 재질로 인체에 무해한 요리용 투명 호일이라고 합니다.




네 참나무입니다.. 요즘 부띠끄 블루밍 가면 이와 비슷한 메뉴가 나오는 것 같더군요.



훈제 스카모르짜 치즈와 도라새우구이


독도 도라새우구이입니다. 메뉴판의 보리새우는 오타라고 하시고요.. 독도 꽃새우만 알았지 도라새우는 처음 봤네요. 바닥에는 소금이 깔려 있는데 바다 느낌인가요? 셰프님이 연출을 참 좋아하십니다.. 더 보여주시고 싶은데 부띠끄 블루밍도 영업 중인지라 이것 저것 다 못 가져 와서 아쉽다고 하시네요. 이왕 먹는 게 예쁘게, 재밌게 이런 철학이신 것 같습니다. 액화 질소를 쓸 때도 있다고 하시네요.. 언제 한 번 꼭 보고 싶네요.




다시 새우로. 훈제 스카모르짜 치즈가 녹아 새우를 감싸고 있네요. 보통 새우들이 탱탱한데 이 도라 새우라는 녀석은 살이 엄청 부드러워서 놀랐습니다. 머리도 튀겨 주셨으니 냠냠.



청어알과 부라타 치즈의 토마토 가스파쵸


부띠끄 블루밍에서 벨루떼는 뜨거운 스프, 가스파쵸는 차가운 스프.




네 스프는 아직 안 부었었습니다. 앞에서 부어 주시니 또 좀 색다르네요. 더 신선한 것 같고(?).




이제 먹으면 됩니다. 보시면 카프레제 샐러드의 변형이죠. 부라타 치즈와 흑토마토, 토마토로 만든 가스파쵸. 그린 토마토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아직 출하가 안 되어 흑토마토를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옆에 있는 애들도 다 다른 것들입니다. 대추토마토, 부산대저토마토 등 제철 토마토 총집합 요리입니다. 저 빨간 가루도 말린 토마토 같더군요. 코스 수가 많으니 항상 각 메뉴들이 양이 아쉽죠. 한 컵 시원하게 마시고 싶은데 몇 숟갈이면 끝 흑..



비스큐 감자 퓨레와 미몰레트 치즈를 곁들인 문어구이


아까 도라새우도 그렇고 역시 치즈는 녹여야 제 맛인가요, 토치로 불질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특히 저 까맣게 그을린 치즈들 냄새 엄청납니다. 군침 돌게 하는 치즈향.. 감자와 문어, 문어와 치즈는 같이 잘 쓰이는 조합이라고 합니다. 벨기에의 어떤 셰프가 특히 즐겨 쓴다고.. 잘 어울리는 것들끼리 뭉쳐놨으니 맛있을 거라는 건 말해 뭐하겠습니까. 




김성운 셰프님이 태안 출신인 건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태안의 쭈꾸미를 사용하고 싶으셨답니다. 쭈꾸미는 봄이 철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알이 덜 차서 아쉽지만 문어로 대체했다고 하시네요. 근데 문어도 포항산이 아니라 좀 질길 수 있다고 굉장히 양해를 구하고 계셨습니다. 근데 웬걸요, 문어 다리는 질겅질겅 질긴 줄만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문어는 특히 조리에 따라 질기기 쉬운데 정말 먹기 편하게 잘 조리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올리브 대신 오이 피클이 파스타의 등장을 예고하네요.



만체고 치즈와 수란의 스파게티


이것도 불질불질.. 치즈가 파스타를 감싼 라비올리를 표현하셨다고 합니다.




치즈 속에 비치는 노른자..




사정 없이 으깨어..




비비고 나면 이제 진짜 까르보나라 같아졌죠. 역시 아까 말씀하신 참여하는 요리의 일부분입니다.

이 메뉴에도 셰프님의 아쉬움이 있는데요. 정말 좋은 달걀은 노른자가 빨갛다고 하시네요. 그런가요? 근데 그렇다고 달걀을 수입해서 쓸 수도 없고 하여 찾고 찾은 끝에 구한 것이 이 '당진에서 쑥 먹은 달걀'이라네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달걀을 다 깨보셨다고.. 그 중에 제일 노란 게 이거.. 어쨌든 이 까르보나라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저기 살짝 보이는 덩어리는 마늘 한 알입니다.



자몽 소르베


음. 너무.. 많았습니다. 차가워서 머리가 아파올 뻔했지만 물론, 남기지 않았습니다.



고르곤졸라 치즈 퓨레와 그린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등심구이


이 메뉴는 스캘로피니 그라탕을 생각하고 만든 거라고 하십니다. 스캘로피니 그라탕이란 얇은 소고기 위에 치즈를 얹어 만든 그라탕인데요. 이 식당에 오븐이 없어서 아주 비슷하게는 못 하고 소고기와 치즈의 조합으로 분위기만 내셨다고 합니다. 스테이크는 당연히 한우고요. 뭐 언제나처럼 최고입니다.




치즈 특선인데 치즈 퓨레가 너무 구색으로 올라가 있다 싶을 수 있지만 잘 보시면 아스파라거스는 하나고 그 옆에 있는 건 치즈 퓨레입니다.



리코타 치즈돔


마지막으로 리코타 치즈를 사용한 아이스크림. 절인 귤피가 얹어져 있고요. 음 시럽도 그냥 시럽이 아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생강이었나..?




제과장님께 맨날 쓰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같은 것 말고 리코타 치즈 같은 것도 사용해 보기를 제안하셨다고.. 그리고 한도 내에서 최대한 코스 수를 늘린 대신 디저트를 간소하게 줄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도 반 개만 하셨다고.. 한 개 주셔도 괜찮은데 ^ㅠ^




차로 마무리.



김성운 셰프님이 치즈라는 컨셉으로 만든 코스를 또 직접 만들어 주실 때 먹을 수 있어 정말 좋았고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역시 좋았습니다. 치즈 바 프로모션 때문에 생긴 행사이지만 다음에도 이런 비슷한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약간의 타이밍 차이로 못 만난 그린 토마토와 쭈꾸미를 먹으러 조만간 부띠끄 블루밍에 꼭 가야겠습니다. 음 그리고 이 프로모션 행사가 끝나고 치즈 바를 다시 올 지는.. 잘..? 








블루밍가든 / 스테이크,립

주소
서울 중구 수하동 67번지 센터원빌딩 지하 2층
전화
02-6030-8962
설명
미팅, 파티, 회식등 다양한 모임이 가능한 레스토랑
지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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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 그냥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쪽대본으로 제작하는 근작들에 한정하여 더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주조단역들이 서로 좀 다른 이유로 아마추어 같거나 어색해 보인다면 그건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아마 너무 진짜 같아서일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대화와 행동들은 '연기'보다는 어색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다고 홍상수 감독이 디렉팅을 대충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 한 장면을 50테이크도 넘게 찍은 일화는 유명하다.

홍상수 영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작 얘기들을 많이 꺼내는데 나도 그러고 싶어진다. 감독의 영화 실험이 계속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그냥 영화를 보고 별로 새롭게 할 얘기가 없어서인 듯도 하다. 최근작 '옥희의 영화', '북촌방향', 그리고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까지 그 '분위기'가 굉장히 비슷하다. 반복과 변주 속에서의 인위적인 모호함을 통해 주인공의 삶을 인상주의적으로 바라본다. '다른나라에서'도 형식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역시 '이자벨 위페르'의 출연해 의해 만들어진 외전 격으로 보는 것이 편할 것이다. 이번 작품에선 그 변주의 방법이 '꿈'이다. 그런 면에서 다른 최근작들보다는 주인공인 '해원' 한 명에게 집중하고 있어서 해원에 감정이입하기 쉬워진 것 같다.

'해원' 역의 정은채는 홍상수 감독이 원하는 바를 잘 해내는 배우인 것 같다. 키는 크지만 수수하고 예쁘지만 외로운 외모부터가 역할에 잘 어울린다. 물론 '해원' 역에 정은채가 뽑히고 정은채에 맞춰 '해원'이 변했겠지만.

혹자는 평론가들이나 이제 유일하게 남은 영화잡지가 자기 복제를 일삼는 홍상수 감독을 필요 이상으로 찬양한다며 양쪽을 다 비난하기도 하지만 감독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영화 실험을 계속 해 나가는 것도 의미 있지 않나 싶다. 칸의 홍상수를 향한 지속적인 러브콜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네'가 수련만 30년을 그리면서 하나의 사조가 된 것을 떠올리는 것이 오버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비슷한 점이 있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3)

Nobody’s daughter Haewon 
7.6
감독
홍상수
출연
정은채, 이선균, 김자옥, 기주봉, 김의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90 분 | 2013-02-28





액션과 수다, 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항상 최고의 오락을 만들어 내는 타란티노의 신작. 물론 쫄깃한 각본과 B급 영화 코스프레 연출, 전혀 걸림 없이 장면과 시너지를 이루는 음악들의 조합도 빠뜨릴 수 없다. 그리고 이 영화 덕후의 쌈마이 같은 영화에 항상 최고의 배우들이 나와 각자의 개성을 발산하니 즐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합세하였다. '무슈 캔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아주 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주연들도 거의 자기가 최고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물론 이미 주요 캐스팅을 염두에 둔 타란티노의 각본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무엘 L. 잭슨은 이렇게 웃긴 배우인 줄 몰랐다. 물론 단지 웃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더 갈 수 밖에 없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바스터즈'와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던 것 같고 이번에도 '바스터즈'에 이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두 번째로 거머쥐었다. 사실상 원톱인 제이미 폭스도 '장고'에 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첫 캐스팅이었다는 윌 스미스가 '장고'였다면 조금 다른 캐릭터가 되었을 것 같다. 지금의 제이미 폭스 '장고'가 진중하고 과묵한 게 영화에 딱 어울리는 듯 하다. 이번 영화는 전작들보다 많이 자제한 느낌이다. 물론 엄청 오버한 장면들도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 느낌이랄까. 예의 그 '수다'도 적당히 절제한 느낌이며 또한 여러 폭력적인 씬들도 많이 거들어 내었다고 한다. 그렇다 단순히 이렇게 피칠갑만 하는 정도는 타란티노가 생각하는 폭력적이라는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그럼에도 '킬빌 vol.2'에 나왔던 장면과 비슷한 구도를 가진 엔딩 장면의 피칠갑을 보고 있노라면 아 킬빌에서 그 부분을 흑백으로 처리한 건 참 적절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하다.


보고 있으면 '바스터즈', '킬빌' 등 자신의 전작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이 보이는데 사실 이는 수많은 고전에 대한 레퍼런스일 것이다. '스토커'를 보면서도 히치콕 영화를 본 게 거의 없으니 뭐가 오마쥬고 뭐가 히치콕 스타일이라는 건지 알 수가 없고 이 영화를 비롯하여 다른 타란티노 영화들도 수많은 서부 영화, 고전들에서 영감을 받고 빌려 오고 따라 하기도 하고 하는 것일텐데 누군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할 뿐이지 알 길이 없다. 다만 그래도 이런 영화 덕후들의 영화를 보며 느끼는 건, 그들이 본 수백편의 고전 영화의 명장면들과 누적되고 발전된 영화 기술이 모여서 지금의 영화 한 편이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최신 헐리웃 영화는 무시하고 고전 영화를 보겠다고? 웃기고 있어 시건방 떨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근데 정말로 이런 타란티노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많은 액션 영화들의 농축이라고 느껴져 영화 역사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 교양도 늘어가는 것 같은 게 '링컨'을 보며 미국의 노예제의 개관에 대해 알고 '장고'를 보며 그 자세한 분위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타란티노의 영화는 지혜의 농축이 담긴 자기계발서 같은 영화다.




장고:분노의 추적자 (2013)

Django Unchained 
8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프 왈츠, 케리 워싱턴, 사무엘 L. 잭슨
정보
드라마, 액션, 로맨스/멜로 | 미국 | 165 분 | 2013-03-21



단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피자집 부자피자(2호점)를 방문하였습니다. 2호점이 더 규모가 큽니다.

수 번 시도했으나 항상 대기가 너무 길어 포기하기 일쑤였는데 이번엔 작정하고 애매한 시간에 갔습니다.

그건 사람들이 제일 식사가 하기 싫어진다는 오후 4시..

그러나 10여팀 대기가 있긴 있었습니다.



대기공간. 지금은 날씨가 좀 풀렸지만 겨울에 사람들 여기서 기다렸을 생각하면..




드디어 Pizzeria D'Buzza에 입성. 한글로 부.자.피.자. 붓짜핏짜 정도로 읽고 싶으나 등록상표가 '부자피자'인 관계로 존중합니다.




피자만 20종 이상에 디저트 피자라는 것도 있고 기타 다른 메뉴들도 좀 있습니다. 피자 가격이 7,500원~21,000원원으로 듣던대로 별로 안 비쌉니다. 자세한 메뉴판은 부자피자 사이트 (http://www.buzzapizza.com/) 에 잘 나와 있습니다. 메뉴마다 전문가의 평이라며 별점을 매겨 놓았는데 다 소중한 자식 같은 메뉴들 아닌가 별 세 개 받은 피자들은 어떡하나.. 하는 쓸 데 없는 생각.




기본 반찬.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바질 페스토, 그리고 엄청 매운 고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는 단가가 제일 비싼 치즈 중의 하나로 그라노 파다노 치즈와 비슷한데 숙성기간이 길고 생산 과정이 더 엄격하게 관리됩니다. 보통 보는 그 파마산 치즈가루는 이것들의 모방품 내지 하급품.

저렇게 그냥 생으로 애피타이저처럼 먹을 수도 있고 부자피자에서는 메뉴판을 보니 피자 재료로도 많이 들어 갑니다. 그런데도 참 피자 가격이 착합니다.

참고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는 이 치즈가 주로 생산되는 각각 다른 산지를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마치 마창진, 천안아산역, 이화·금란고교, 피트-졸리, 김조광수, 코시-슈바르츠, 또..

그래서 '파르미지아노 치즈'라고 줄여서 말하면 레지아노에 해당하는 지역 사람들이 아주 싫어한다는데 부자피자에서는 그냥 '파르미지아노 치즈'로 통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파르미지아노 프리또(9,700원)


그리고 이렇게 튀겨 먹기도 하는군요. 하나씩 집어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맥주 등 술안주로 아주 좋은 음식. 졸여진 와인 소스는 푸룬 맛이 났습니다. 




부자 클라시카(16,000원)

바질 페스토, 파르미지아노 치즈, 블랙 올리브, 그린 올리브, 토마토, 루꼴라.


일단 처음 방문하는 거고 피자만 20가지가 넘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일.. 일번 피자 주세요 ^^

보시는 것처럼 이 피자를 먹는다면 굳이 샐러드를 따로 먹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 보니까 샐러드를 시켜도 빵이 따로 나오더라고요. 오픈 샌드위치.. 아니 오픈 피자라고 해야 하나. 그럼 더더욱 샐러드를 먹을 이유가..


음 다른 피자집들 피자도 맛있고(도치, 살바토레 등) 피자는 원래 맛있는 음식이니까 이런 생각이 좀 있었는데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부자피자를 찬양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쫄깃한 나폴리 도우란 이런 것을 말하는구나 하고 깨달은 순간. 물론 나중에 이태리 가서 피자 먹으면 다시 깨달을 지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여기 피자는 4조각 한 판이 1인분 기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절대 적지 않은 1인분이고요.



페로니(9,000원)


이렇게 맛있는 음식에 술 한잔 하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냉장고에 언뜻 버니니가 보이는 것 같아서 시켰더니 버니니는 없다고.. 멀리서 보고 산 펠레그리노와 헷갈린 듯 합니다. 꼭 있을 것만 같이 생긴 식당인데 조금 아쉽더군요. 대신 이태리 맥주 하나 시켰습니다. 왠지 피자 먹을 때는 와인보다는 맥주가 더 당겨요 항상. 잉 근데 왜 처음엔 버니니를 시키려고 한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이 빈 접시는 뭘까요. 아무래도 아쉬워 피자를 한 판 더 시켰더니 세팅을 새로 해줍니다. 감동인데..?



바나나 알 카라멜로(18,700원)

누텔라, 바나나, 카라멜, 아몬드, 바닐라 젤라또


음 무리해서 시켜보았지만.. 일단 맛있었습니다! 일전에 버터핑거에서 먹은 불쾌한 단 맛의 마시멜로 크레페 파이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버터핑거 좋아하는데 크레페 파이는 절대 드시지 마세요..) 근데 메뉴판에 2인 기준이라고 써 있지만 4인 기준, 즉 한 조각까지가 딱 좋지 않나 합니다. 두 조각부터는 버터핑거의 기억이 살짝 떠오르려고 했고요. 세 조각째..는 왜 먹었냐면 음식은 남길 수 없으니까요. (버터핑거 크레페 파이는 남겼음.)






5시에 다 먹고 나오니 대기가 또 30팀 가까이 되더군요. 나머지 피자들도 다 먹어보고 싶은데 간단히 피자만 먹고 싶을 때는 압구정점으로 가야겠네요. 다만 압구정점은 피자와 음료 말고 기타 샐러드, 튀김 음식 등 다른 메뉴는 없는 걸로 보입니다. 당분간 피자 먹으러 다른 집 가는 일은 없겠습니다.



큰지도보기

핏제리아디부자 주식회사 / -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40-1번지
전화
02-795-9474
설명
-


맛집 검색에 왜 부자피자 1,2호점은 없는거죠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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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 옆에 위치한 한식당 '정식당'을 다녀왔습니다.



3층에 위치.




기본 세팅.

빛이 은은히 드는 도산공원쪽 창가 자리네요.




점심 코스 Design tasting menu 44,000원입니다. 애피타이저, 라이스/누들, 메인, 디저트 하나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다섯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지만 Main은 여섯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불친절한 UX군요(?). 그에 비해 음식별로 문장을 써 놓는 다른 식당들에 비하여 음식 설명은 고르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이름과 주요 재료 나열. 물론 정확히 어떤 요리인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문장으로 써 놔도 뭔지 모르겠는 건 매한가지이니..


66,000원 Tasting menu도 있는데 일종의 셰프 특선으로 메뉴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뮤즈 부쉬.


맞이 음식으로 나온.. 계란빵 아니죠~ 메추리알빵 맞습니다. 떡꼬치~ 는 맞습니다..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을 재현한 아뮤즈 부쉬. 실제로 보면 너무너무 앙증맞게 생겼습니다. 맛도 초등학교 앞에서 먹던 그 맛 충실히 재현..




미니미니 떡꼬치. 연필 굵기 정도.


식전빵


버터와 함께 나온 청양고추 바게뜨. 작은 메뉴도 최대한 한국식으로 표현.



버섯마루


애피타이저 버섯마루. 표고를 비롯한 다섯가지 버섯을 저온조리하여 블루치즈 세가지 치즈를 이용한 아이올리와 야채를 곁들임. 버섯, 치즈 다 좋아하는 재료라 좋네요.




접시와 플레이팅도 마음에 들고요. 



굴튀김


또 다른 애피타이저 굴튀김입니다. 저렇게 시커멓게 만드는 비결은 오징어먹물 빵가루와 김가루라고 합니다. 소스는 엔초비 아이올리. 아이올리(aioli)는 계란이 들어간 소스의 일종으로 마요네즈와 비슷한 소스라고 합니다. 




노로바이러스 피해서 굴은 꼭 익혀 드세요 여러분.. 튀김 같은 음식으로! 훨씬 맛도 있고요.



육회비빔밥


이탤리언이라면 Primi라고 할 수 있는 순서. 들기름과 간장으로 비빈 밥과 굴크루통(잘게 썬 굴 튀김) 그리고 육회 위에 살짝 얹힌 건 날계란은 아니고 계란 젤리라고 합니다. 사진으론 잘 안 보이는데 그릇이 기울어져 있어서 앞에 앉은 사람은 내용물을 전혀 볼 수 없는 그릇.




슥슥 비벼 먹으면 됩니다. 역시 몸에 좋고 맛있는 들기름.



감자옹심이


이건 좀 더 파스타 같은 메뉴네요. 감자 뇨끼와 거의 흡사하지만 밀가루 대신 찹쌀을 썼고 고추가 가미되어 살짝 매콤한 맛이 납니다. 크림, 파마산치즈 등 파스타와 비슷하게 담아내었습니다.



항정살


Secondi? 메인 메뉴. 삼치, 아귀, 옥돔, 오리, 치킨, 항정살 등 우리나라 특성을 살린 메인 메뉴들. 치킨도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잖아요, 다른 것보다도 코리안 BBQ 같은 걸 한식세계화의 선봉장으로 내세워야 합니다.




어쨌든 다시 항정살. 저온조리한 항정살을 훈연하고 윗부분은 '프라이'했습니다. 고깃집에서 항정살이나 삼겹살 구웠을 때 그 바삭한 맛이 납니다. 항정살이 굉장히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인데 그래서 명이나물, 무 장아찌와 장아찌간장이 같이 나옵니다. 하지만 메인이 생각보다 양이 많이 나와서 그래도 느끼하더라고요.. 물론 그렇다고 남기진 않았습니다. 음식은 안 남기므로.

 


S.V. 삼치


무조림, 고사리, 튀김 오뎅, 오이와 함께 나온 삼치 조림. 삼치가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해먹을 수 없는 걸까? 하는 생각. 근데 S.V. 가 뭔가요.. 뭘까..




키운


디저트입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비주얼.. 햇볕 받으니 진짜 화초처럼 보입니다. 화분은 초콜릿이고 안에는 당귀 아이스크림이 채워져 있습니다. 심어져 있는 건 설탕? 묻힌 우엉이고 바닥에 있는 흙은 우엉 파운드케익이라고 합니다. 엄마 쟤 흙 먹어.. 연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이맘때쯤합천은


다른 블로그보고 장독을 더 기대했는데 겨울이 지난 장독은 좀 심심한 맛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키운'이 너무 정교해서 그렇지 물론 얘도 정말 귀엽죠. 밀크초콜릿 베이스로 만든 무스이고 큰 장독 안에는 냉이 필링이 들어 있습니다.




엄마 쟤 흙 먹어..



귤피차



국화차


커피 또는 국산차 4종(박하차, 귤피차, 당귀차, 국화차) 중 선택. 잔을 잘 보시면 오른손 전용입니다. 



쁘띠 푸르


녹차 휘낭시에와 화이트 초콜릿 양갱.



차까지 마시니 배도 꽤 부르네요. 퓨전 한식이 아니라 New Korean 을 표방하는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 어뮤즈 부쉬에서 디저트까지 오랜 연구와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최근엔 뉴욕에도 JUNGSIK 이라는 식당을 열어 꽤 호평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뉴욕 정식당의 가격은 엄청나더군요.. 여기선 이렇게 싸게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식당 / -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9-7번지 아크로스빌딩 3층
전화
02-517-4654
설명
뉴 코리안이라는 새로운 한식 장르의 선두주자격 레스토랑
지도보기








...그렇게 먹고 세시셀라로 이동.


당근 케익


세시셀라 시그니처 메뉴 당근 케익. 지난 번 갔을 땐 품절이었는데 오늘도 시켜 먹고 좀 있다가 보니 한 오후 4시쯤에는 품절되더군요.



까페 라떼, 샐러리 배 스무디


이렇게 세 개 시키면 25,500원.. 살짝 미친 가격이라고 생각하지만 양 하나는 많습니다. 역시 정식당 간 후 어울리는 곳은 아니었네요.



팀탐 케익


이건 지난 번 갔을 때 당근 케익 품절되어 먹은 팀탐 케익. 공산품의 재가공이라니 놀라운 발상. 짜파구리 급. 근데 너무 달아서 좀 그렇더군요. thisiswhyyourefat.com 에 올라가도 될 것 같은 메뉴였습니다. 이 사이트는 뭐 수명단축버거라고 불리는 크리스피 크림으로 만든 햄버거라든가 오레오 튀김이라든가.. 이런 음식들을 올려 놓은 곳입니다.



7-grain 쉐이크


까페 라떼




세시셀라 / -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1-4번지
전화
02-3448-7100
설명
파스텔톤 블루 외관과 오렌지색 어닝이 경쾌하고 인상적인 벨지언 디저트카페
지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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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를 통하여 군인 한 명의 이야기로 전쟁의 참혹을 설명했던 캐서린 비글로우가 이번엔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 지난한 과정을 그린 영화 '제로 다크 서티'로 돌아 왔다.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 6관왕에 빛나는 '허트 로커'에 이어 이번 영화도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를 그렸다는 데에 있어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또 다른 주요 후보인 '아르고'와도 비슷하다.(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제로 다크 서티'는 '허트 로커'와 비슷하게 자신의 일에 집요하게 파고 드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전쟁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주인공이 군인은 아니고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이다. 거의 신참 수준으로 투입된 '마야'가 빈 라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캐릭터가 변해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굉장히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추적은 실제 작가와 감독의 방대한 취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었는데 이야기와 캐릭터에 설득력을 높임과 동시에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로써 작용한다. '아르고'도 실화를 재구성했지만 철저히 재미를 추구한 극영화를 표방한 반면에 '제로 다크 서티'는 막으로 구성된 진행 등 어떻게 보면 추적 과정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다큐멘터리적인 성격이 더 강해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영화 제작 도중 빈 라덴의 사망에 의한 영화 시나리오의 변경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원래 시나리오대로 사건이 미종결인 상태로 끝나는 것도 여운이 많았을 것 같은데 현실대로 빈 라덴이 잡힌 이 시나리오의 결말 씬도 흥미롭다. 김연우의 이별택시를 들려 주고 싶은 '마야'의 모습에서 또 다른 여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고문인데 영화 속 요원들이 심문을 하는 방법은 거의 고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남영동 1985' 같은 영화도 있었고 상당히 민감한 부분일텐데, 영화는 오바마 대통령이 티비에서 우린 절대 고문을 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는 장면을 통하여 냉소를 비치는 듯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이거나 어쩔 수 없다 정도의 옹호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허트 로커'가 반전(反戰)영화에 가까웠던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태도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 이런 논란 때문에 아카데미가 외면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대량살상무기 같은 허수아비를 때리는 일보다야 빈 라덴을 비롯한 알 카에다 섬멸이 훨씬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며 결국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의 비윤리와 폭력의 발생이 이미 일어나버린 일인 반면 그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충분한 시간과 많은 생각 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이 조금은 마음에 걸린다.





제로 다크 서티 (2013)

Zero Dark Thirty 
8.3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라크, 크리스 프랫, 조엘 에저튼, 카일 챈들러
정보
액션, 드라마 | 미국 | 157 분 | 2013-03-07


갑자기 스테이크가 먹고 싶을 땐 붓처스컷으로.


식전빵


버터를 함께 줍니다.



시푸드 콥 샐러드(24,000원)


얼마 전부터 서울시 모든 음식점이 부가세 및 봉사료를 포함한 가격을 메뉴판에 적게 되었지요. 또한 150㎡ 이상 음식점은 금연 및 가격표 옥외 설치도 의무이고요. 메뉴판 보기가 한결 수월해졌지만 메뉴판 바꾸며 가격인상한 업소도 상당수.. 일단 붓처스컷은 대충 500원 단위로 '올림'한 듯 보이네요. 클래식 콥 샐러드(18,000 * 1.1 = 19,800 -> 20,000), 스테이크류 (42,000 * 1.1 = 46,200 -> 46,500). 100원이라도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만 이 정도는 애교로 봐주지요.




어쨌든 신메뉴 '시푸드 콥 샐러드'.

클래식 콥 샐러드 - 닭고기 - 블루 치즈 + 오징어 + 새우 + 홍합 + 4,000원 = 시푸드 콥 샐러드,

뭐 이런 식인데 다음부터는 그냥 '클래식 콥 샐러드'를 먹으려고 합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오징어가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4천원이나 더 비싼데..




섞으면 더 맛있어 보이는 콥 샐러드.



뉴욕 스트립 200g(국내산 한우, 46,500원)


짠 메인의 등장. 미디움 흰색 소~ 머스타드 인심이 이 날따라 후해 보이네요. 하지만 저 정도는 역부족.. 더 달래서 먹었지요. 붓처스컷은 립아이보다 스트립이 더 맛있는 것 같다는 생각. 붓처스컷 스테이크는 모두 한우는 아니고 립아이와 티본은 미국산입니다. 메뉴판에도 잘 써 있지만  뉴욕 스트립과 립아이만 드라이에이지드이고요.



어린 양갈비 250g(뉴질랜드산, 42,000원)


약간 무리하게 300g짜리 스테이크 하나 대신 메인 메뉴를 두 개 시켰습니다. 뷔페 말고 다른 곳에서 양갈비를 시켜 먹어보는 건 아마 처음인 것 같군요. 기름지고 쫄깃(=질겅..?)했습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질기고 씹는 맛이 있어야 양갈비 아니겠습니까 하하, 아닌가.. 양 모형은 없는지 medium 흰 소가 꽂혀 있습니다. 디테일의 아쉬움.





뉴욕 스트립 단면 사진 몇 장 더.



점심에 뷔페 바와 햄버그 스테이크 등 파는 메뉴도 있던데 다음엔 점심에 한 번 들러 봐야겠습니다.

티본도 먹어보고 싶긴 한데 저스트스테이크 등 드라이에이지드로 먹을 수 있는 대체 장소가 있어서.. 선뜻 손이 가진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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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족과는 처음으로 기꾸를 갔습니다.

토요일 점심에 방문. 원래도 그랬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점심엔 11시 반, 1시 반 두 타임으로 예약 받는 것 같습니다.




리모델링을 했군요. 예전엔 이름이 없어 찾기 힘들었는데 '기꾸'라고 크게 박혀 있네요.




근데 리모델링을 해서 더.. 작아졌군요??

룸이 없어지고 카운터 8석, 칸막이로 나뉜 4인용 테이블 * 2 로 바뀌었습니다.

사장님은 머리를 시원하게 미셨습니다. 요리사 모자가 쓰기 싫을 때 삭발을 추천! 이라고 하시는 것만 같습니다..




마늘 모양(?)의 전등. 밖에서부터 내부까지 인테리어를 금색으로 통일하셨더군요. 


근데 가게가 작아지면 손님 수가 줄고 그럼 객단가가 높아졌다는 것인가라는 우려를 가지고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만 결론은 점심 스시 5만원으로 같았습니다.

5천원이 오르긴 했는데 리모델링 하기 이전인 작년에 이미 오른 것이고요.


전복 내장



차완무시


그리고 샐러드, 야채, 생강 등 나오고요.



감성돔


4인분입니다. 인당 두 점씩.. 광어가 포문을 열 줄 알았는데 감성돔이 첫 타였습니다.

언제나처럼 입 안에 꽉 차는 두꺼운 회.

참고로 광어는 오늘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아까미 즈케, 도로


아까미가 더 밸런스가 맞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렇네요. 도로에는 와사비를 더 올려 먹고 싶었습니다.



참돔


또 두 점씩.. 돔들이 철인가 봅니다!



방어, 학공치 


추울 대로 추워 제철인 방어. 사요리도 맛있고요..



갑오징어(Feat. 우니), 복


오늘은 우니가 좀 쌉싸름하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처음 만나는 복.. 복 위에 꽤 큼지막한 레몬과 양념. 꽤 맵고 꽤 신 특이한 조합 속에서도 복의 감칠맛이 튀어나옵니다.



전복


얼마 전 어느 집에서 먹은 전복회보다 훨씬 맛있는 전복이네요. 한 점은 안 먹고 놔뒀더니 아부리를 해 가져다 주시더라구요. 나도 안 먹고 좀 기다릴걸..



단새우, 가이바시라


단새우 역시 맛있죠. 레몬즙 얹은 관자. 무시무시한 크기.



피조개, 가리비


특이한 비주얼의 피조개. 그리고 역시 관자는 아부리가 제맛.



시메사바, 문어


사진 놓친 시메 사바. 사진 찍을 새도 없이 집어 간 오늘의 베스트..?

문어는 처음 먹는데 크고 맛있네요.




사진 못 찍힌 시메 사바는 단독 컷 하나 더. 생강이 올라가 있습니다.



우니 군함말이, 새조개


오늘 우니는 역시 씁쓸. 새조개 철이죠 요즘. 엄청 비싸던데.. 맛있었습니다.



가니미소, 우나기, 네기도로


달고 맛있는 디저트 초밥(?) 모듬. 좀 가렸지만 우나기는 정말 큽니다. 너무 커요.



우동


우동 준비해 드릴까요? 네 ㅠㅠ



마끼


마끼도 드릴까요? 네네네




딸기






기꾸 스타일을 대변하듯 딸기도 엄청 크네요. 한 입에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언제나 갔다 오면 또 가고 싶고 그렇네요.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를 크고 두껍게 사용하는 초밥을 배터지게 먹고 싶을 땐 역시 기꾸입니다. 




기쿠 / 초밥,롤

주소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1-160번지 현대아파트 상가 31-110
전화
02-794-8584
설명
일본식 초밥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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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이 HFR, ATMOS 등 새로운 기술들로 공세를 펼쳤다면 '라이프 오브 파이'는 '아바타'의 계보를 이어 영화 속에 들어가는 듯한 IMAX 3D 체험의 극을 맛보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일까 포스터는 흡사 '아바타 2'. 실제 '아바타 2'는 배경을 바다로 옮긴다고 하였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가 선수를 쳐서 '아바타 2'가 또 한 번 영상 혁명을 보여주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물론 이미 60fps 등이 벌써 논의되는 걸로 봐서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영화의 왕 제임스 카메론이 걱정될 정도로 '라이프 오브 파이'의 비주얼은 한마디로 황홀하다. 바다가 제일로 성난 폭풍우에서부터 바다와 하늘, 나아가 우주가 평온하고 제일 아름다운 모습일 때까지 작정하고 바다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소설은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동원하는 반면 영상 매체는 눈에 보이는 것까지로 그 한계가 제한된다지만 이쯤되면 그 한계치가 이미 어느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물론 IMAX 3D로 감상했을 때 이야기이다. 기회가 된다면 왕십리 IMAX에서 한 줄 정도 앞으로 당겨서(=F열에서) 한 번 더 감상하고 싶은데 '레미제라블'이 흥행몰이 기세로 IMAX관에서 추가로 상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라이프 오브 파이'를 IMAX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물론 왕십리 IMAX를 포기한다면 다른 IMAX관은 비교적 예매가 수월한 상태이긴 하다. 


물론 '라이프 오브 파이'는 비주얼만으로 승부하는 영화는 아니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 정말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큰 줄거리는 난파를 당해 호랑이와 구명 보트에 남게 되어 고난을 겪게 된다는 동화 같은 내용이면서도 큰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이성과 본능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나아가 믿음과 윤리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보는 내내 파이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과 아름다운 장면들만 기분 좋게 감상하다가 영화가 끝나면 그제서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여운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만약 책으로 읽었다면 여운으로만 남기지 않고 책을 천천히 읽으며 어느 정도 끝냈을 것 같지만 영화의 리듬은 그를 허락하진 않았다. 자연스레 그 많은 생각들을 영화를 다시 보면서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이래저래 기분 좋은 영화다, '라이프 오브 파이'.




라이프 오브 파이 (2013)

Life of Pi 
8
감독
이안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 아딜 후세인, 타부
정보
어드벤처, 드라마 | 미국 | 126 분 | 2013-01-01




2012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IMAX 영화. 가 될 뻔했으나 M2관에서 봤다.


HFR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적인 발전이 많이 이루어져 영화에도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바타' 이후에 3D 영화가 대중화된 것도 엊그제 같고 사실 아직은 과도기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엔 HFR(High frame rate)이다. '호빗'의 경우 48fps. 이미 대부분 극장 시설이 디지털화 되었고 심지어 IMAX도 디지털로 바뀐 마당에 하려면 진작에 할 수 있었으나 굳이 하지 않았던 그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진작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티비에 있는 라이브스캔 등의 이름을 가진 프레임 보간은 아주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지만 실제 HFR로 제작된 영화는 현실감을 더해줄 뿐이었다. 현실감이라는 점에서 HFR은 3D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드넓은 풍광, 화려한 액션과 카메라 워크, 많은 CG 등 볼거리로 승부수를 보는 영화라면 HFR(+3D)는 관객에게 더 큰 몰입과 만족을 줄 수 있는 형식인 것 같다. 60fps 정도까지는 발전해주리라 기대한다.


사실 HFR을 큰 거부감 없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가격 인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IMAX +3천원, 3D +3천원, M2 +3천원, 그 밖에 4D, 비트박스 등은 오히려 영화감상 마이너스 요인으로 생각하므로 심지어 돈을 더 받는 데에 대해선 두말하면 입 아프고. 이러다 영화표가 2만원도 넘어갈 기세이다. (골드클래스 급은 논외로 했을 때.)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 없는 '눈에 띄는' 신기술의 도입은 반갑다.


다만 ATMOS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차세대 음향이 극장은 물론이고 가정에까지 많이 보급된 상태로 음질은 이미 무압축인지 오래고 남은 건 채널 수나 배치 문제인데 ATMOS는 스피커를 매우 촘촘하게 깔아 기존엔 스피커가 위치한 특정 지점에서 소리가 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거의 모든 방향에서 소리가 나게 되는 신기술이다. 다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소리에 있어서는 그 정도로 민감하게 느끼거나 구분하기가 힘들고 오히려 볼륨이 높아지는 것에 만족도를 더 크게 느낀다고 들었다. 다만, 도입 시기의 3D 영화들에 으레 관객 쪽으로 뭘 던지거나 창 같이 뾰족한 것을 들이밀거나 하는 것이 들어가는 것처럼 이 영화도 ATMOS의 효과를 만끽해 보라고 만든 장면들이 몇 개 있어 그나마 재밌었다.


호빗이 IMAX DMR 영화이긴 하지만 드물게 시네마스코프 비율이고 M2 관이 4K 영사기를 들여온 반면 IMAX는 2K에 머물러 있으며 M2는 ATMOS까지 적용. 경우에 따라(예를 들어 '호빗') M2가 IMAX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도 있게 되었다. 조만간 IMAX도 영사기 업그레이드가 될 것 같으니 선택의 기쁨은 늘어갈 예정이다.



이제 영화 내용을 보자면 '호빗'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비교하여 1편의 전개는 비슷한 것 같다. 전체의 이야기가 기승전결이라면 기ㅅ.. 하다가 끝나는. 영화가 끝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벙쪄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매트릭스 리로디드'가 to be continued 띄우면서 끝났을 때는 정말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지금은 '반지의 제왕'으로 이미 익숙해진 관객들이 호빗도 3부작이어서 그렇다고 하면 그렇구나 많이들 납득을 하는 편인 것 같다.


'호빗'을 보기 직전에 '반지의 제왕'을 복습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지만 그러진 못했는데 기존 인물들이 대거 나오는 것은 반갑고 영화의 완결성을 높여주었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둘 다 원작은 읽지 않았으므로 '호빗'의 어느 부분이, '반지의 제왕'이 원작과 다른 부분을 맞추기 위하여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그리고 한 권의 책을 1편만 3시간 가까이 하는 3부작 영화로 만들기 위하여 어떤 이야기가 늘려지고 생겨났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호빗과 드워프들의 여정은 흥미진진하고 멋있고 유쾌하고 즐겁고 용감했다. 아직 1편이라 여러 에피소드의 나열 정도의 진행 정도이고 내용이 깊이가 없긴 하지만 기ㅅ.. 정도인 것을 감안하고 또 다음 편들에 주로 다뤄질 내용들도 소개가 되었으므로 좋은 시작인 것 같다.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와 '호빗 : 또 다른 시작(The Hobbit: There and Back Again)' 의 개봉일을 기다리며 천천히 '반지의 제왕'이나 복습 하고 있어야겠다. 각각 2013년 12월과 2014년 7월.. 시간 많군.




호빗 : 뜻밖의 여정 (2012)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8
감독
피터 잭슨
출연
이안 맥켈런, 마틴 프리먼, 리차드 아미티지, 제임스 네스빗, 켄 스탓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뉴질랜드 | 169 분 | 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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