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파인다이닝하면 제일 유명하다는 메르씨엘을 방문하였습니다.
특히나 호텔을 제외하면 더 손에 꼽을 수 있을 겁니다..
1층 레스토랑과 좀 더 캐주얼한 2층 브라스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 1층 레스토랑 자리로 예약하였습니다.
기본 세팅.
테이블엔 정말 커다란 꽃다발이 놓여 있습니다. 꽃다발이 이런 게 큰 것이 이 날 음식에 대한 어떤 복선이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앞으로는 이렇게..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뷰를 가진 식당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식탁에 앉자마자 입이 떡 벌어지고 밥 먹으면서도 계속 창 밖을 보게 되더군요..
점심 메뉴는 차 포함 5코스입니다.
식전빵. 소박하게 생긴 식빵과 바게뜨. 당연히 직접 구웠고 맛있더군요.
버터는 게랑드 소금으로 가염한 이즈니 버터.
아뮤즈 부쉬
완두 벨루떼와 크로크 무슈였는데 완두 벨루떼에 올리브유가 들어갔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좋았습니다.
크로크 무슈는 맛있긴 한데 아뮤즈 부쉬로는 조금 무겁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서버분들께서 음식에 대한 설명을 아주 자세히 해주십니다. 메뉴 이름에 대한 설명부터 들어간 모든 재료를 언급하시는데.. 아뮤즈 부쉬가 무슨 뜻인지까지 설명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 하지만 이를 비롯한 친절함과 서비스는 요즘 갔던 어떤 식당보다도 최고였습니다.
창 밖 한 번 더.. 바라만 봐도 배부른 풍경.
스파클링 와인을 글라스로 먹었는데 가격이 좀 세더군요.. 잔당 2만원이었는데 그렇다고 아주 좋은 와인은 아니었거든요.
앙뜨레
무화과 열매, 포도,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 발사믹 소스 그리고 그리씨니.
모짜렐라 치즈도 어디꺼라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생각이 안 나네요. 후추와 올리브유가 뿌려져 있는데 정말정말 맛있습니다.
두부 같기도 하고 탱글탱글한 것이 저렇게 양감 있게 크게 먹으니까 아 이게 모짜렐라구나.. 싶은 맛.
해산물 까술레
선택할 수 있는 메인의 종류가 많은데요. 그 중 하나인 해산물 까술레입니다.
신선하고 큼지막한 여러 해산물들이 콩 위에 올라간 요리로서.. 이집트콩이라고 하나요 저 콩도 밥 한 공기는 될 정도로 깔려 있고 스튜 식으로 국물도 있고..
한마디로 이 까술레의 특징은 '양이 많다'입니다. 이 접시가 절대 작은 접시가 아닙니다.
물론 양만 많은 건 아니고 바닷가 도시라 그런가 새우며 조개며 농어인가요 생선까지 정말 신선하고 잘 요리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많습니다.
한우 타르타르
또 다른 메인요리 한우 타르타르.
한우 육회를 피클, 양파, 마요네즈 등과 버무렸습니다. 네.. 햄버거죠. 감자튀김이 같이 나온 건 우연이 아닐 겁니다.
좋은 소고기로 만든 육회라 씹는 맛도 있고 질기지 않고 좋은데 피클, 양파, 마요네즈의 조합이 자꾸 햄버거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 나게 합니다. 육회버거..? 물론 빵은 없습니다만.
그리고 역시.. 많습니다. 정말정말 양이 많아요. 그리고 양이 많아지다보니 마요네즈로 버무린 육회가 좀 느끼하더라고요. 제가 적게 먹는 편이 절대 아닌데 다 못 먹을 뻔했습니다. 아직 디저트도 남았는데..
바닐라 밀푀유
천 겹의 나뭇잎이라고 역시 친절한 설명까지.. 물론 천 겹은 아니죠. 색깔만 봐도 바닐라 듬뿍 든 크림.
빠리지앙 스타일 치즈케이크, 딸기 소르베
치즈케이크도 양이 적지 않은 편이고요. 앙뜨레가 과일이 나오는 걸 보고 디저트를 과일이 주재료인 동백섬 과수원길에서 치즈케이크로 바꿨는데 그냥 동백섬 과수원길을 먹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배가 불러서요..
쁘띠 프루
견과류 화이트 초콜릿.
차
니나스 홍차. 차 말고 커피는 조금 아쉬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옅은 원두커피..
카운터에 있는 수탉들. 프렌치스러운 장식품이네요.
배가 한껏 부르니 달맞이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 좋습니다. '이렇게 찍어보세요' 안내판을 따라 찍은 사진. 동백섬과 마린시티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
완벽한 뷰와 부산의 분위기와 맛을 접목한 메뉴, 그리고 셰프님의 '큰 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산에 1년에 한 두번이나 올까 싶은데 부산 올 때마다 메르씨엘을 들리는 것이 코스가 되겠네요.
날씨 좋을 때 브라세리 테라스에서 식사를 해도 좋을 것 같고요.
프렌치는 양이 적다는 편견을 제대로 깨준 메르씨엘입니다.
메르씨엘 MERCIEL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1502-12
051-747-9845
(홈페이지에 자세한 메뉴를 확인하실 수 있고 온라인 예약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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