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힐에서 재밌는 행사를 하길래 다녀왔습니다.  



이름은 'Boutique Blooming at CHEESE BAR' 입니다. 블루밍 가든 청계천점에 있는 치즈 바를 프로모션하기 위한 행사이군요. 부띠끄 블루밍의 김성운 셰프님의 치즈를 이용한 코스를 맛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입니다. 그것도 믿을 수 없는 가격 38,500원에! 더구나 행사 첫 3일은 김성운 셰프가 직접 요리를 하십니다. 




높이 걸려 있는 와인잔들.. 단순히 인테리어용이겠죠? 꺼내 쓰려면 사다리가 있어야 할텐데.




기본 세팅. 부띠끄 블루밍에 온 듯합니다.




재료 손질 중이신 김성운 셰프님과 다른 셰프님. 아마 김성운 셰프님이 계신 첫 3일 이후 이 행사를 책임져 줄 셰프님이시겠죠?




메뉴를 보고 놀란 점은 첫째로 38,5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코스 수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수만 봤을 때 최소 부띠끄 블루밍 런치 B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말이죠. 두번째는 '테이블당 와인 1 bottle 이상 주문'이 써 있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행사 포스터에도 전화 예약할 때도 전혀 알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차피 하우스 와인 정도는 먹으려 했기에 크게 당황하진 않았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습니다. 와인 1병 대신 와인 페어링을 주문해도 되는데 괜찮은 선택 같습니다. 화이트, 레드 둘 다 이태리 와인으로 선택하여 와인 페어링을 주문하였습니다. 



첫 메뉴를 준비해 주시는 김성운 셰프님. 이 날 식사의 가장 좋았던 점은 김성운 셰프님이 직접 요리해주시는 것에 더하여 각 요리에 대하여 셰프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부띠끄 블루밍 가도 김성운 셰프님 얼굴 보기도 힘든데 이 날 거의 강의 수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셰프의 웰컴 디쉬, 튜일


치즈 튜일입니다. 과자죠. 일단 접시로 쓰인 것은 해송이고요. 김성운 셰프님의 말씀을 거의 다 옮겨 적겠습니다.. (필기하며 먹었습니다.) 가격은 정해져 있지만 최대한 코스 수를 많이 준비했고 그만큼 손님들께 좋은 식사 만들어 드리려고 부띠끄 블루밍에서 쓰던 식기나 부자재들도 많이 가져 오셨답니다. 약간은 들떠 보이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행사가 자주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어쨌든.. 요즘 유럽에서 유행하는 것이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음식을 손으로 먹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손님들도 그냥 단순히 가져다 주는 요리를 먹는 것보다 자신이 요리에 참여하는 느낌을 가지면서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특히 스페인 어디 셰프가 그렇게 한다는데 외국 레스토랑 말씀하실 땐 나라 이름밖에 안 들려서 하하.. 그래서 결론은, 이 튜일은 손으로 먹는 겁니다. 상당히 기름기가 많은데 양도 많아서 웰컴 디쉬치고 조금 느끼하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맛있게 잘만 먹었죠. 사진 찍어야 하는데 손에 기름 묻어서 괜히 투정..




주문한 와인 페어링으로 나온 카라페들.



또 다른 웰컴 디쉬?


정말 재밌는 메뉴였는데요. 코스 메뉴판을 보면 모든 메뉴에 각각 다른 치즈가 들어 갑니다. 빵 위에 그 여섯 가지 다른 치즈를 올린 스낵입니다. 오른쪽부터 차례로 고트, 스카모르짜(훈제), 부라타, 미몰레트, 만체고, 고르곤졸라. 순서대로 먹으면서 치즈들 본연의 맛을 보며 오늘 먹을 코스를 그려 보는 거죠.






작은 사이즈이지만 치즈 맛을 느끼기엔 충분하죠.



트러플 허니 고트 치즈와 신선한 봄 야채


이 그릇은 참나무이고요. 엔다이브와 스패니쉬 래디쉬 등을 꽂아 놓았습니다. 스패니쉬 래디쉬는 큰~ 래디쉬 종류인데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사용했다고 하시네요. 




꽃다발 같기도 하고 말이죠. 아 물론 첫 메뉴와 같게 손으로 '뽑아' 먹는 겁니다. 이번엔 로마 식당 얘기를 꺼내셨습니다. 저 비닐은 카르타파타라는 재질로 인체에 무해한 요리용 투명 호일이라고 합니다.




네 참나무입니다.. 요즘 부띠끄 블루밍 가면 이와 비슷한 메뉴가 나오는 것 같더군요.



훈제 스카모르짜 치즈와 도라새우구이


독도 도라새우구이입니다. 메뉴판의 보리새우는 오타라고 하시고요.. 독도 꽃새우만 알았지 도라새우는 처음 봤네요. 바닥에는 소금이 깔려 있는데 바다 느낌인가요? 셰프님이 연출을 참 좋아하십니다.. 더 보여주시고 싶은데 부띠끄 블루밍도 영업 중인지라 이것 저것 다 못 가져 와서 아쉽다고 하시네요. 이왕 먹는 게 예쁘게, 재밌게 이런 철학이신 것 같습니다. 액화 질소를 쓸 때도 있다고 하시네요.. 언제 한 번 꼭 보고 싶네요.




다시 새우로. 훈제 스카모르짜 치즈가 녹아 새우를 감싸고 있네요. 보통 새우들이 탱탱한데 이 도라 새우라는 녀석은 살이 엄청 부드러워서 놀랐습니다. 머리도 튀겨 주셨으니 냠냠.



청어알과 부라타 치즈의 토마토 가스파쵸


부띠끄 블루밍에서 벨루떼는 뜨거운 스프, 가스파쵸는 차가운 스프.




네 스프는 아직 안 부었었습니다. 앞에서 부어 주시니 또 좀 색다르네요. 더 신선한 것 같고(?).




이제 먹으면 됩니다. 보시면 카프레제 샐러드의 변형이죠. 부라타 치즈와 흑토마토, 토마토로 만든 가스파쵸. 그린 토마토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아직 출하가 안 되어 흑토마토를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옆에 있는 애들도 다 다른 것들입니다. 대추토마토, 부산대저토마토 등 제철 토마토 총집합 요리입니다. 저 빨간 가루도 말린 토마토 같더군요. 코스 수가 많으니 항상 각 메뉴들이 양이 아쉽죠. 한 컵 시원하게 마시고 싶은데 몇 숟갈이면 끝 흑..



비스큐 감자 퓨레와 미몰레트 치즈를 곁들인 문어구이


아까 도라새우도 그렇고 역시 치즈는 녹여야 제 맛인가요, 토치로 불질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특히 저 까맣게 그을린 치즈들 냄새 엄청납니다. 군침 돌게 하는 치즈향.. 감자와 문어, 문어와 치즈는 같이 잘 쓰이는 조합이라고 합니다. 벨기에의 어떤 셰프가 특히 즐겨 쓴다고.. 잘 어울리는 것들끼리 뭉쳐놨으니 맛있을 거라는 건 말해 뭐하겠습니까. 




김성운 셰프님이 태안 출신인 건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태안의 쭈꾸미를 사용하고 싶으셨답니다. 쭈꾸미는 봄이 철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알이 덜 차서 아쉽지만 문어로 대체했다고 하시네요. 근데 문어도 포항산이 아니라 좀 질길 수 있다고 굉장히 양해를 구하고 계셨습니다. 근데 웬걸요, 문어 다리는 질겅질겅 질긴 줄만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문어는 특히 조리에 따라 질기기 쉬운데 정말 먹기 편하게 잘 조리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올리브 대신 오이 피클이 파스타의 등장을 예고하네요.



만체고 치즈와 수란의 스파게티


이것도 불질불질.. 치즈가 파스타를 감싼 라비올리를 표현하셨다고 합니다.




치즈 속에 비치는 노른자..




사정 없이 으깨어..




비비고 나면 이제 진짜 까르보나라 같아졌죠. 역시 아까 말씀하신 참여하는 요리의 일부분입니다.

이 메뉴에도 셰프님의 아쉬움이 있는데요. 정말 좋은 달걀은 노른자가 빨갛다고 하시네요. 그런가요? 근데 그렇다고 달걀을 수입해서 쓸 수도 없고 하여 찾고 찾은 끝에 구한 것이 이 '당진에서 쑥 먹은 달걀'이라네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달걀을 다 깨보셨다고.. 그 중에 제일 노란 게 이거.. 어쨌든 이 까르보나라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저기 살짝 보이는 덩어리는 마늘 한 알입니다.



자몽 소르베


음. 너무.. 많았습니다. 차가워서 머리가 아파올 뻔했지만 물론, 남기지 않았습니다.



고르곤졸라 치즈 퓨레와 그린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등심구이


이 메뉴는 스캘로피니 그라탕을 생각하고 만든 거라고 하십니다. 스캘로피니 그라탕이란 얇은 소고기 위에 치즈를 얹어 만든 그라탕인데요. 이 식당에 오븐이 없어서 아주 비슷하게는 못 하고 소고기와 치즈의 조합으로 분위기만 내셨다고 합니다. 스테이크는 당연히 한우고요. 뭐 언제나처럼 최고입니다.




치즈 특선인데 치즈 퓨레가 너무 구색으로 올라가 있다 싶을 수 있지만 잘 보시면 아스파라거스는 하나고 그 옆에 있는 건 치즈 퓨레입니다.



리코타 치즈돔


마지막으로 리코타 치즈를 사용한 아이스크림. 절인 귤피가 얹어져 있고요. 음 시럽도 그냥 시럽이 아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생강이었나..?




제과장님께 맨날 쓰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같은 것 말고 리코타 치즈 같은 것도 사용해 보기를 제안하셨다고.. 그리고 한도 내에서 최대한 코스 수를 늘린 대신 디저트를 간소하게 줄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도 반 개만 하셨다고.. 한 개 주셔도 괜찮은데 ^ㅠ^




차로 마무리.



김성운 셰프님이 치즈라는 컨셉으로 만든 코스를 또 직접 만들어 주실 때 먹을 수 있어 정말 좋았고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역시 좋았습니다. 치즈 바 프로모션 때문에 생긴 행사이지만 다음에도 이런 비슷한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약간의 타이밍 차이로 못 만난 그린 토마토와 쭈꾸미를 먹으러 조만간 부띠끄 블루밍에 꼭 가야겠습니다. 음 그리고 이 프로모션 행사가 끝나고 치즈 바를 다시 올 지는.. 잘..? 








블루밍가든 / 스테이크,립

주소
서울 중구 수하동 67번지 센터원빌딩 지하 2층
전화
02-6030-8962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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