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과 전염성이 높은 의문의 전염병이 창궐한다면 지금 이 세계는 어떻게 움직일까..?

CDC(질병관리센터), WHO(세계보건기구), 민간 과학자, 행정부, 그리고 각 개인으로서의 그들,

파워 블로거, 펀드 매니저, 아버지, 남자친구, 군중..

유행성 질병과 제약회사의 음모론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SARS, 조류 독감, 신종 플루 등 실제 위험한 전염병들이 세상을 휩쓸었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나 캐릭터들이 클리셰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소더버그 감독은 정말 여러 모습의 여러 입장을 유기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자문을 많이 받아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연구와 백신 개발 그리고 보도 및 통제가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사회적 혼란은 어느 정도 야기되는지 거의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실제로 단순히 극영화로서의 재미가 아니라 보면서 느껴지는 서스펜스나 간접적인 공포를 통해 경각심을 일으키려는 듯하다. 블루레이엔 전염병 예방 캠페인 광고 같은 것도 들어 있다..

하지만 영화적인 재미도 뛰어나다. 초반에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경로가 눈에 보이는 듯한 촬영은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문고리 클로즈업 같은 것인데 자연스러운 앵글에서 눈에 확 들어오게 하는 미려함이 있다. 대부분의 장면은 배경음악 없이 건조하게 배우들의 연기로만 채워져 있는 반면에 사건 진행은 꽤 긴 시간동안 일어나는 일들임에도 음악과 몽타주 편집을 통해 리듬감 있게 벌어진다.

그리고 호화 캐스팅으로 보여 준다. 기네스 팰트로가 등장한지 얼마 안 되어 발작 열연을 하며 사망하는 건 좀 충격적이었다. 물론 그 뒤로도 중요한 분량들이 있긴 하다만.



인상적이었던 티저 포스터



레드 에픽으로 촬영하고 DMR 없이 IMAX로 개봉했던 영화.

엄청난 화질을 자랑'했다던' 아이맥스와는 달리 일반 상영은 오히려 필름 상영을 하여 화질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만 해도 CGV가 DCK 계약 문제로 워너 영화를 디지털로 틀기 어려웠던 때였나보다. 인셉션, 2012 등도 아이맥스 말고는 필름으로만 걸렸었지. 꼭 아이맥스로 보고 싶었으나 개봉 주에 놓치니 바로 다음 주에 아이맥스관을 도가니에게 내어줬다. 스크린 쿼터와 저조한 흥행이 원인이었을 듯.

그래서 코엑스로 디지털 상영을 보러 갈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

(찾아보니 워너 DCK 계약이 체결된 것은 지난 1월부터. 출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촬영도 거의 본인이 하고 편집도 할 때가 있다. 이 영화도 촬영을 본인이 한 걸로 아는데 크레딧에 Peter Andrews라고 나와서 설마 했는데 알고 보니 이게 촬영용 필명이었다.(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편집용 필명은 Mary Ann Bernard, 각본가 필명은 Sam Lowry이다.

그리고 엄청나게 다작을 한다. 거의 1년에 두 편 꼴로 감독을 하고 있다. 그것도 계속 다른 장르와 이야기를. 그 속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소더버그는 진정 영화의 장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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