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를 처음으로 방문하여 제일 먼저 본 영화는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상영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작년에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랑을 카피하다'를 재밌게 봤었고 중학생 때는 타의에 의하여 '체리향기'를 봤었는데 그 땐 아 이런 영화도 있구나 상 받는 영화는 이런가보다 했던 기억이 있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감독 본인을 제외하고는 일본 영화나 다름 없다. 제작사도 일본이고 로케이션 배우 모두 일본이니까..


어느 노인이 콜걸을 불렀다가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소품 같은 영화인데 영화와 같은 제목의 삽입곡 'Like someone in love'의 재즈 분위기와 느릿느릿 잔잔한 일본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가 담긴 롱테이크가 잘 어울렸다. 포스터에도 보이듯이 차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유리창에 비친 도쿄의 풍경을 보여주는 씬이 많은데 특수효과를 쓰지 않으면서도 배우와 그 풍경을 오버랩으로 잡아내는 촬영이 인상적이었다.


3일 간 본 9편의 영화 중 유일하게 예매에 실패한 영화였으며 일찌감치 나머지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특히 GV 회차는 800석이 넘는 하늘연극장에서 했음에도 예매 직후 매진이 되었었다. 뒤늦게 겨우 표를 구해서 볼 수 있었는데 매진 사례의 이유는.. 나중에 알았지만 카세 료가 GV에 나오는 것이 한 몫하지 않았을까. 카세 료의 인기는 대단했다. 나는 모든 GV에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지만 카세 료의 팬들은 그가 한국에 오는 걸 알고 있었으리라. 오쿠노 타다시 할아버지도 같이 나와서 GV를 했다. 타카나시 린은 상영 전에 간단히 인사만 하고 일본행 비행기를 타러 갔다.

카세 료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오디션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영화 내용 상관 없이 한달음에 달려 갔고 오쿠노 타다시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한 배우인데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소속사 권유로 오디션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GV 얘기를 들어보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연출에 있어 홍상수 감독과 일면 비슷한 면이 있어 보였다. 적어도 이 영화에 있어서는. 배우에게 시나리오도 미리 안 주고 연기톤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연기를 하지 말라는 디렉팅을 했단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8.3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출연
타카나시 린, 오쿠노 타다시, 카세 료, 덴덴
정보
드라마 | 프랑스, 이란, 일본 | 109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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