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정식당
도산공원 옆에 위치한 한식당 '정식당'을 다녀왔습니다.
3층에 위치.
기본 세팅.
빛이 은은히 드는 도산공원쪽 창가 자리네요.
점심 코스 Design tasting menu 44,000원입니다. 애피타이저, 라이스/누들, 메인, 디저트 하나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다섯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지만 Main은 여섯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불친절한 UX군요(?). 그에 비해 음식별로 문장을 써 놓는 다른 식당들에 비하여 음식 설명은 고르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이름과 주요 재료 나열. 물론 정확히 어떤 요리인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문장으로 써 놔도 뭔지 모르겠는 건 매한가지이니..
66,000원 Tasting menu도 있는데 일종의 셰프 특선으로 메뉴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뮤즈 부쉬.
맞이 음식으로 나온.. 계란빵 아니죠~ 메추리알빵 맞습니다. 떡꼬치~ 는 맞습니다..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을 재현한 아뮤즈 부쉬. 실제로 보면 너무너무 앙증맞게 생겼습니다. 맛도 초등학교 앞에서 먹던 그 맛 충실히 재현..
미니미니 떡꼬치. 연필 굵기 정도.
식전빵
버터와 함께 나온 청양고추 바게뜨. 작은 메뉴도 최대한 한국식으로 표현.
버섯마루
애피타이저 버섯마루. 표고를 비롯한 다섯가지 버섯을 저온조리하여 블루치즈 세가지 치즈를 이용한 아이올리와 야채를 곁들임. 버섯, 치즈 다 좋아하는 재료라 좋네요.
접시와 플레이팅도 마음에 들고요.
굴튀김
또 다른 애피타이저 굴튀김입니다. 저렇게 시커멓게 만드는 비결은 오징어먹물 빵가루와 김가루라고 합니다. 소스는 엔초비 아이올리. 아이올리(aioli)는 계란이 들어간 소스의 일종으로 마요네즈와 비슷한 소스라고 합니다.
노로바이러스 피해서 굴은 꼭 익혀 드세요 여러분.. 튀김 같은 음식으로! 훨씬 맛도 있고요.
육회비빔밥
이탤리언이라면 Primi라고 할 수 있는 순서. 들기름과 간장으로 비빈 밥과 굴크루통(잘게 썬 굴 튀김) 그리고 육회 위에 살짝 얹힌 건 날계란은 아니고 계란 젤리라고 합니다. 사진으론 잘 안 보이는데 그릇이 기울어져 있어서 앞에 앉은 사람은 내용물을 전혀 볼 수 없는 그릇.
슥슥 비벼 먹으면 됩니다. 역시 몸에 좋고 맛있는 들기름.
감자옹심이
이건 좀 더 파스타 같은 메뉴네요. 감자 뇨끼와 거의 흡사하지만 밀가루 대신 찹쌀을 썼고 고추가 가미되어 살짝 매콤한 맛이 납니다. 크림, 파마산치즈 등 파스타와 비슷하게 담아내었습니다.
항정살
Secondi? 메인 메뉴. 삼치, 아귀, 옥돔, 오리, 치킨, 항정살 등 우리나라 특성을 살린 메인 메뉴들. 치킨도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잖아요, 다른 것보다도 코리안 BBQ 같은 걸 한식세계화의 선봉장으로 내세워야 합니다.
어쨌든 다시 항정살. 저온조리한 항정살을 훈연하고 윗부분은 '프라이'했습니다. 고깃집에서 항정살이나 삼겹살 구웠을 때 그 바삭한 맛이 납니다. 항정살이 굉장히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인데 그래서 명이나물, 무 장아찌와 장아찌간장이 같이 나옵니다. 하지만 메인이 생각보다 양이 많이 나와서 그래도 느끼하더라고요.. 물론 그렇다고 남기진 않았습니다. 음식은 안 남기므로.
S.V. 삼치
무조림, 고사리, 튀김 오뎅, 오이와 함께 나온 삼치 조림. 삼치가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해먹을 수 없는 걸까? 하는 생각. 근데 S.V. 가 뭔가요.. 뭘까..
키운
디저트입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비주얼.. 햇볕 받으니 진짜 화초처럼 보입니다. 화분은 초콜릿이고 안에는 당귀 아이스크림이 채워져 있습니다. 심어져 있는 건 설탕? 묻힌 우엉이고 바닥에 있는 흙은 우엉 파운드케익이라고 합니다. 엄마 쟤 흙 먹어.. 연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이맘때쯤합천은
다른 블로그보고 장독을 더 기대했는데 겨울이 지난 장독은 좀 심심한 맛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키운'이 너무 정교해서 그렇지 물론 얘도 정말 귀엽죠. 밀크초콜릿 베이스로 만든 무스이고 큰 장독 안에는 냉이 필링이 들어 있습니다.
엄마 쟤 흙 먹어..
귤피차
국화차
커피 또는 국산차 4종(박하차, 귤피차, 당귀차, 국화차) 중 선택. 잔을 잘 보시면 오른손 전용입니다.
쁘띠 푸르
녹차 휘낭시에와 화이트 초콜릿 양갱.
차까지 마시니 배도 꽤 부르네요. 퓨전 한식이 아니라 New Korean 을 표방하는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 어뮤즈 부쉬에서 디저트까지 오랜 연구와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최근엔 뉴욕에도 JUNGSIK 이라는 식당을 열어 꽤 호평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뉴욕 정식당의 가격은 엄청나더군요.. 여기선 이렇게 싸게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먹고 세시셀라로 이동.
당근 케익
세시셀라 시그니처 메뉴 당근 케익. 지난 번 갔을 땐 품절이었는데 오늘도 시켜 먹고 좀 있다가 보니 한 오후 4시쯤에는 품절되더군요.
까페 라떼, 샐러리 배 스무디
이렇게 세 개 시키면 25,500원.. 살짝 미친 가격이라고 생각하지만 양 하나는 많습니다. 역시 정식당 간 후 어울리는 곳은 아니었네요.
팀탐 케익
이건 지난 번 갔을 때 당근 케익 품절되어 먹은 팀탐 케익. 공산품의 재가공이라니 놀라운 발상. 짜파구리 급. 근데 너무 달아서 좀 그렇더군요. thisiswhyyourefat.com 에 올라가도 될 것 같은 메뉴였습니다. 이 사이트는 뭐 수명단축버거라고 불리는 크리스피 크림으로 만든 햄버거라든가 오레오 튀김이라든가.. 이런 음식들을 올려 놓은 곳입니다.
7-grain 쉐이크
까페 라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