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한국 영화 최초로 3대 영화제 작품상 중 하나를 수상한 영화, '피에타'. 뜻은 포스터에도 있듯이 자비를 베푸소서이고 또한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 시체를 안고 슬퍼하는 것을 표현한 작품도 피에타라고 하므로 주연배우 둘이 취하고 있는 포즈 자체도 제목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열여덟번째 영화이다.(필요한 정보는 다 있는 좋은 포스터..). 내가 본 건 두어편 되나 싶은데 김기덕 감독 영화가 특히 성적으로 불편한 내용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이 영화 역시 이래저래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니다.
조민수가 여우주연상의 유력 후보였는데 역할 자체가 강렬한 연기를 보일 수 있는 역 같긴 한데 어쨌든 그걸 맡아서 해냈으니 대단하다. 사실 영화의 주된 내용과 주제와 모든 것이 조민수 역에서 이루어지므로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감독의 연출 특성상 아주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지는 촬영에 별로 NG도 없을 것 같고 피에타도 3주인가만에 촬영을 끝냈다는데 그런 정신 없는 와중에 한 편으로는 극도로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 동안에 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잠재적인 것들이 나오지 않나 싶다. 그런 면에서 이정진의 연기는 사실 어색한 편에 가깝지만 우연인진 몰라도 그것이 '강도'역에 썩 어울린다. 사람을 만나도 사실상 교감이 없고 짐승과도 같이 사는 '강도'에게는 그런 것이 어울린다.
'엄마'가 이 후천적 싸이코패스를 용서하고 벌하고 구원하는 과정은 여느 스릴러 영화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쓰인 너무나 직접적인 상징이나 주제를 의식한 대사들은 영화를 좀 유려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다. 그래도 엔딩 씬은 강렬하면서도 일면 아름다움이 있는 아이러니를 가진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
김기덕 감독 이러나 저러나 언제나 이슈를 들고 오는 감독이다. 이번에도 대형배급사 운운하며 작은 영화의 고충을 말하였지만 이번에 '피에타' 배급하는 N.E.W도 딱히 작은 배급사는 아닌 듯 한데.. 어쨌든 상 받고 이슈 되어 관객도 많이 들고 있고 하니 본인과 고생한 스탭들에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