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기

'파라노말 액티비티(Paranormal Activity)'

robocod 2012. 8. 24. 18:02




공포 영화는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이유는 무서워서.. 보고 나서도 무서워하진 않는데 보는게 힘들다. 하지만 공포, 호러 영화들 중 참신한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영화들이 많고 그렇게 유명해진 영화는 찾아보게 된다. 스릴러에 더 가깝기도 하지만 '큐브', '쏘우'가 이런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고 '베리드' 같은 영화도 궁금하다. 최근작 중엔 '캐빈 인 더 우즈'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이 중 특히 '쏘우'는 1편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몇 편까지 나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시리즈가 많이 나왔다. 7편 정도 나왔나..? '쏘우' 1편은 참신한 각본에 감탄하였고 '쏘우 2'도 그럭저럭 좋아했다. '쏘우 3' 부터는 거의 슬래셔 무비로 바뀌어서 그 이후로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시리즈'이다. 1편이 15,000달러라는 정말 쥐꼬리 같은 제작비로 제작비 대비 7,000배의 수입을 올린 이후 지금 네번째 시리즈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도쿄 나이트'라는 스핀오프도 있었고 이미 벌써 '파라노말 OOO' 류의 수많은 아류작을 양산하였다. 1편 제작에는 이미 잘 알려진 비화가 있는데 이미 완성된 영화를 스티븐 스필버그가 보고 나서 파라마운트가 사버린 뒤 결말을 다시 찍고 와이드 릴리즈를 해서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감독의 원래 예상 제작비는 10,000달러였다고 한다. 영화 전체가 벌어지는 공간인 집도 감독의 집이라고 하니 세트 제작 비용 조차 들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안한 결말을 다시 촬영하며 제작비가 많이 늘어났을 거라는 것이 사람들의 추측.


그동안 포스터만 많이 보고 내용이 궁금했었는데 보고 나니 맘에 드는 점도 있고 별로였던 점도 있다. 밤이라 소리를 아주 작게 하고 TV로 봤는데도 무서웠기 때문에 일단 공포 영화로서는 나에게 효과적인 영화였다. 이 영화 심지어 소리가 매우 중요한 것 같은데 극장 등에서 봤으면 아주 극대화된 공포를 느꼈을 듯하다. 나에겐 대부분의 공포 영화를 표방한 영화들이 여기 적용되긴 하지만 이 영화는 신선한 부분이 있긴 하다. 일단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은 새로운 모습은 아니지만 스스로 침실에서 자는 모습을 찍었다는 점, 대부분의 공포가 여기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좋은 연출인 듯하다. 규칙적으로까지 보이는 점층적인 공포가 조금 인위적이라는 것과 소재가 딱히 실체를 알 수 없는 초자연 현상.. 이라는 것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좀비(R.E.C)나 괴수(클로버 필드)가 나오는 것은 그렇다 싶은데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하기엔 소재가 제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나 할까. 영화 처음에는 파라마운트 로고도 없이 '파라마운트사는 이 필름을 제공해준 경찰에게 감사하다'라는 문구로 진짜인가 싶게 시작하다가 곧 영화가 진행되며 사건이 벌어지니 아 이거 가짜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버린다. 영화의 제일 큰 두 특징인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초자연현상'이라는 소재가 별로 잘 어우러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결말에 관한 얘기. 언급했지만, 감독이 원래 찍은 결말이 있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안한 극장판 결말이 있다. 그리고 감독이 찍은 또 다른 결말 하나도 공개된 적이 있다. 이 밖에도 촬영한 결말만 수십개가 넘는다고 한다. 물론 공개된 건 현재 극장판을 포함하여 딱 세 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평가하는 주요 요소가 결말이었다. 오리지널을 좋아하든 극장판을 좋아하든 둘다 싫어하든. 극장판 결말의 충격을 좋아한 사람도 많고 나도 임팩트를 느꼈다. 동시에 전체 영화와 좀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반면에 유튜브로 본 오리지널 결말은 임팩트는 없지만 영화 전체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는 결말인 것 갈다. 다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결말이 역시 연륜이 있어 보이는 것은 극장판 결말은 속편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2편과 3편은 프리퀄이라고 한다.. 그래서 1편의 시퀄을 만들지 않는 것이 1편의 결말의 여운을 남겨둔다는 데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고 생각했지만 4편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그냥 생각을 보류.


파라마운트 제작의 정식 헐리웃 영화로 돌아온 2편과 3편이 보고 싶은 건 역시 내용이 궁금해서.. 더 새로울 게 있나 싶기도 한데 갈수록 더 공포 영화로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도 있어 궁금해진다. 물론 로저 이버트 옹처럼 1편만 좋게 보고 2, 3편은 혹평을 한 사람도 있다만.. 어쨌든 속편들도 다 보게 된다면 올 말쯤 개봉하는 4편은 극장에서 볼 수도.. 그리고 들어 가서 후회하겠지 공포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걸 선택한 것을.




파라노말 액티비티 (2010)

Paranormal Activity 
6.5
감독
오렌 펠리
출연
케이티 피더스턴, 미카 슬롯, 애슐리 파머, 마크 프레드리치스, 앰버 암스트롱
정보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 미국 | 85 분 | 2010-01-13